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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6개월짜리 영장 재발부됐지만… 그 안에 잡을 수 있을까

입력
2014.07.2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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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째 조직적 도피로 교착상태

檢 스스로 장기화 가능성 인정한 셈

검찰 추적을 피해 석달째 도주 중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두번째 구속영장이 21일 발부됐다. 영장의 유효기간은 내년 1월 22일까지 6개월이다.

인천지법 안동범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유씨가 조직적인 도피 행태를 보이고 있고 피의자에 대한 압박이 필요하다. 검찰의 검거 의지 등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유씨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유씨에 대한 첫번째 구속영장을 반납하고 영장을 재청구했다. 통상 장기 도주자의 경우 기소 중지 후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관행과 달리 끝까지 유씨를 검거하겠다는 검찰 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앞서 5월 22일 발부된 영장은 통상 유효기간(일주일)보다 긴 두 달짜리였지만 이번엔 검찰이 유효기간을 6개월로 해달라는 취지를 밝혀 검거 작전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스스로 인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세월호 참사 직후 이미 도피를 결심했다. 참사 사흘 뒤인 4월 19일 장남 대균(44)씨의 프랑스 출국 시도가 좌절되자 금수원에서 대균씨,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여신도인 ‘신 엄마’ 신명희(64·구속기소)씨 등과 도피 대책회의를 열었다. 유씨는 4월 23일 압수수색 직전 기자들의 확인 문의를 받고 금수원을 빠져 나왔다. 다음 날 변호인을 통해 전 재산을 내놓고 검찰이 부르면 언제든 출석하겠다고 밝힌 뒤 구원파 신도 한모(49·구속 기소)씨 자택에 은신했다. 또 5월 3일 이재옥(49·구속 기소)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으로 이동, 25일 밤 검찰이 덮치기 직전까지 숨어 지냈다.

유씨 검거와 관련해 교착상태에 빠진 검찰은 세월호 참사 100일을 사흘 앞둔 이날 “유씨 검거는 시간문제”라며 공허한 주장을 반복했다. 임정혁 대검 차장검사는 관련 수사 경과를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검찰 수사관 100여명, 경찰관 2,500여명의 인원을 동원하고도 유씨와 그의 아들을 검거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총력을 기울여 반드시 검거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검찰은 4월 16일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수사본부를 구성한 이후 해운비리 관련 수사 팀을 전국 11개 검찰청에 설치해 총 331명을 입건, 139명을 구속했다. 세월호 참사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선장과 선원, 선주회사 및 안전감독기관 관계자 등 121명이 입건됐고 그 중 63명이 구속됐다. 유씨 도피를 도운 혐의로 검거된 이들은 46명이며 그 중 13명이 구속됐다. 이 밖에 검찰은 향후 세월호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배상 후 구상권 행사에 필요한 재원 마련 등을 위해 유씨 일가의 재산과, 구원파 신도 명의의 차명 재산 등 1,054억원을 동결 조치하고 청해진해운 임직원 재산 648억원에 대한 가압류를 진행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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