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대륙국가 우승 월드컵 징크스 깨트린 전차군단

메시 울린 특급 조커 괴체

연장전 후반 8분에 결승골

지칠 줄 모르는 ‘신형 전차 군단’ 독일 축구 시대가 활짝 열렸다.

독일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독일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었다. 전ㆍ후반 90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마리오 괴체(바이에른 뮌헨)가 연장 후반 8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독일은 1954년 스위스, 74년 자국,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 이어 네 번째 세계 축구의 패권을 잡았다. 공교롭게도 24년 전 결승 상대 아르헨티나와 다시 만나 똑같은 스코어인 1-0 승리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3,400만 달러(약 356억3,000만원)다. 아울러 독일은 남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첫 번째로 우승한 유럽 국가로도 이름을 올렸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78년 자국, 86년 멕시코 대회에 이은 세 번째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결승전답게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독일은 볼 점유율을 높이며 세밀한 패싱 게임을 했고, 아르헨티나는 날카로운 역습으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힘 대 힘의 맞대결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잡은 쪽은 아르헨티나였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0분 곤살로 이과인(나폴리)이 상대 실책을 틈 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슈팅이 골대를 빗겨갔다. 9분 뒤에도 에세키엘 라베시(파리셍제르맹)의 오른쪽 크로스를 이과인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독일은 전반 막판에야 아르헨티나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42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토니 크로스(바이에른 뮌헨)가 노마크로 슈팅한 것을 상대 수문장 세르히오 로메로(모나코)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았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크로스의 오른쪽 코너킥을 베네딕트 회베데스(샬케)가 헤딩한 것이 오른쪽 골대를 강타했다.

후반 들어서는 양 팀 모두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 골만 내주면 우승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했다. 독일은 여전히 패스 횟수가 많았지만 결정적인 침투 패스가 나오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도 골을 잡은 메시가 상대 수비수 3, 4명에 둘러싸이며 유효 슈팅 자체가 어려웠다.

그러나 후반 42분 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 대신 교체 투입된 괴체가 일을 냈다. 괴체는 연장 후반 8분 안드레 쉬를레(첼시)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를 골 지역 왼쪽에서 받아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공중볼을 가슴으로 절묘하게 받아 논스톱으로 왼발로 때리는 그림 같은 결승골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연장 후반 추가시간 메시가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지만 공이 높게 뜨며 고개를 떨궜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