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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식 티키타카, 독일이 업그레이드…‘무덤 속’ 스리백 부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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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으로 본 세계 축구의 변화
기존 압박과 패스 중심에서 강력한 수비 앞세운 스리백 부활
선수 활동량 따라 승패 갈려
힘·높이·체력의 독일 축구 높은 점유율·섬세한 패싱까지 완성
브라질서 최강의 팀으로 거듭나
6~7월 한 달 동안 전세계 축구팬들의 심장을 두들겼던 2014 브라질 월드컵이 14일 독일의 우승과 함께 막을 내렸다. 대회의 키워드는 ‘이변’이었다. 세계축구의 변방이었던 콜롬비아와 코스타리카, 칠레 등이 화려하게 주목을 받았다. 반면 전통의 강호 스페인과 이탈리아, 잉글랜드 등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굴욕의 화룡점정은 홈팀 브라질이 독일에 당한 1-7대패였다.
부활한 스리백
이전 월드컵에서는 압박과 패싱이 대세였다. 공격과 수비 간격을 촘촘하게 만들면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것과 짧은 패스로 공격 점유율을 높여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 추세였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강한 수비에 기초를 둔 스리백 전술이 돋보였다.
네덜란드는 기존 스리백에서 좌우 측면 윙백 2명까지 수비에 가담할 수 있는 파이브백으로 뒷문을 잠갔다. 수비를 먼저 강화한 뒤 롱패스와 빠른 발을 이용한 선 굵은 공격으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네덜란드(4강) 외에도 코스타리카(8강)와 칠레, 멕시코(이상 16강) 등이 스리백을 구사해 재미를 봤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네덜란드, 칠레, 코스타리카 등 강한 인상을 남긴 팀들은 모두 스리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도 “네덜란드는 경기 중에도 두 세 가지 전술적 변화를 주면서 상대를 괴롭히고 파괴하는 점이 눈에 띄었다”면서 “후방 수비 숫자에 변화를 주면서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술을 운용한 팀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승패 가른 활동량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고전했다. 조별리그에서 1무2패, 최하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을 제외하고 러시아, 알제리를 상대로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체력 관리와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모습이었다.
수비가 강조되면서 체력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체력이 좋은 팀들이 브라질 월드컵을 주도했다.
독일은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였다. 독일 선수들은 15만487m를 뛰었다. 반면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활동량은 13만8,397m로 상대보다 움직임이 덜했다.
신 교수는 “결국 더 많이 내려와야 하고 더 빨리 올라가야 하니까 당연히 체력이 중요한 부분으로 떠올랐다. 한마디로 뛰면 이기지만 못 뛰면 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 역시 “선수들의 활동량이 많은 팀이 좋은 결과를 냈다”고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변형된 티키타카
스페인식 점유율ㆍ패스 지향 축구를 뜻하는 티키타카도 모습을 바꿨다. 과거 다소 투박하다는 평가도 받았던 독일 축구는 이번 대회에선 진화된 티키타카로 끊임없이 상대를 괴롭혔다.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은 힘, 높이, 체력을 강조하던 기존의 선 굵은 독일 축구에 티키타카를 가미했다. 체력을 앞세운 강력한 전진 압박, 속도를 강조한 빠른 역습에 스페인 축구의 장점인 높은 점유율과 섬세한 패싱을 더하면서 독일은 당대 최강의 팀으로 거듭났다. 독일은 경기마다 600개 이상의 패스와 압도적인 점유율을 선보였다.
신 교수는 “스페인이 작은 선수들 중심의 티키타카였다면 독일은 강한 힘과 체격을 조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도 “독일은 점유율과 패스를 골로 마무리하는 에너지까지 충분했고, 더욱 거칠어진 남성적인 티키타카를 완성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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