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스위스 16강 진출 시킨 '알프스의 메시'

입력
2014.06.26 16:46

169cm 제르단 샤치리 월드컵 50번째 해트트릭

진짜 메시 아르헨티나와 내달 2일 8강 진출 격돌

스위스의 제르단 샤치리가 26일 브라질 월드컵 E조 조별리그 3차전 온두라스전에서 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스위스는 샤치리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온두라스를 3-0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진출했다. 마나우스=로이터 연합뉴스
스위스의 제르단 샤치리가 26일 브라질 월드컵 E조 조별리그 3차전 온두라스전에서 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스위스는 샤치리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온두라스를 3-0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진출했다. 마나우스=로이터 연합뉴스

‘알프스의 메시’ 제르단 샤치리(23ㆍ바이에른 뮌헨)가 스위스를 16강에 올려놨다.

샤치리는 26일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온두라스와의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반 6분 만에 골 맛을 봤고 전반 31분, 후반 26분에도 상대 골망을 흔드는 쐐기골을 퍼부었다. 월드컵 사상 50번째 해트트릭. 소속팀 동료 토마스 뮐러(25ㆍ독일)가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에서 대회 1호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샤치리가 뒤를 이었다.

첫 번째 골은 페널티지역 바깥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 쪽으로 드리블하다가 방향을 틀면서 왼발로 감아 찬 것이 골대 왼쪽 구석으로 휘어져 들어갔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골은 역습 상황에서 빠른 발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완전히 붕괴시켰다.

스위스는 샤치리의 활약에 힘입어 온두라스를 3-0으로 완파했다. 지난 21일 프랑스전 2-5의 굴욕적인 패배를 잊고 기어이 16강 막차에 올라 탔다. 2승1무의 프랑스(승점 7ㆍ골득실 +6)가 조 1위, 스위스(2승1패ㆍ승점 6ㆍ골득실 +1)가 2위다.

샤치리는 키가 169㎝로 리오넬 메시(27ㆍ바르셀로나)와 같다. 폭발적인 스피드, 현란한 드리블, 빠른 슈팅 능력도 메시와 비슷해 ‘알프스의 메시’라 불린다. 알바니아계 부모 밑에서 태어난 그는 유고슬라비아 내전이 발발하면서 두 살 때 스위스로 피난 갔다. 이후 스위스 국적을 얻어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샤치리가 본격적으로 축구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1999년이다. 여덟 살이던 해에 SV아우구스트 유스팀에서 축구를 배웠다. 그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2년 뒤. FC바젤 유스팀으로 팀을 옮겨 2007년 15세 이하(U-15) 나이키컵 국제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샤치리는 이때부터 많은 팀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자신을 키워준 바젤에 남았다.

성인 무대 데뷔는 2009년 6월이다. 그는 11월 데뷔골을 터뜨렸고 바젤의 2009~10시즌, 2011~12시즌 정규리그와 컵대회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리고 서서히 주가를 높인 샤치리는 2012년 2월 독일 프로축구 강호 바이에른 뮌헨과 4년 계약하면서 빅리그로 진출했다. 이적 첫 시즌 성적은 정규리그 26경기에 출전해 4골, 6어시스트. 이적료로 1,160만 파운드(약 202억6,000만원)를 쓴 뮌헨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샤치리는 스위스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다. 브라질은 이제 스물 세 살에 불과한 그가 두 번째로 밟은 월드컵의 땅이다. 샤치리는 4년 전 주로 교체 선수로 출전하며 팀의 조별리그 탈락을 지켜봐야 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스위스의 핵심 동력이 돼 해트트릭까지 터뜨렸다.

스위스는 내달 2일 ‘진짜 메시’ 리오넬 메시가 버티는 아르헨티나와 8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