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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병장'인데... 선임 병장과 함께 근무

입력
2014.06.2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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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상,하 계급 2인 1조

임, 병장 대우 못 받았거나 기수열외 등 따돌림 가능성

24일 새벽 동료 장병 5명을 죽이고 7명을 다치게 한 뒤 무장탈영 후 부상당한 채 검거된 임모(23) 병장이 입원 치료 중인 강원 강릉시 강릉아산병원 집중치료실(중환자실)이 환하게 불이 켜진 가운데 간호사가 집중치료실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24일 새벽 동료 장병 5명을 죽이고 7명을 다치게 한 뒤 무장탈영 후 부상당한 채 검거된 임모(23) 병장이 입원 치료 중인 강원 강릉시 강릉아산병원 집중치료실(중환자실)이 환하게 불이 켜진 가운데 간호사가 집중치료실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고성 GOP총기 난사사건을 일으킨 임모(22) 병장은 사건 당일 선임병장과 함께 근무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 병장과 일병, 상병과 이병 등 상ㆍ하계급자가 2인 1조로 투입되는 것에 비춰볼 때 병장끼리 경계근무에 나서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국방부는 부대 특성상 병장끼리 근무를 함께 서는 경우도 있다고 해명했지만 임 병장이 선임병 대우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정황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임 병장은 사고 당일인 21일 오후2시 K-2소총과 실탄 75발, 수류탄 1발을 지급받고 주간 경계 근무에 투입됐다. 평소 이병ㆍ일병ㆍ상병과 조를 맞췄지만 사고 당일은 입대가 빠른 선임 병장의 후임으로 근무를 섰다. 소속 부대의 경계작전명령서를 살펴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이날 외에도 다른 병장과 함께 경계에 나섰을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병장이 많고 후임병이 적을 경우 계급 간의 숫자가 맞지 않아 병장끼리 한 근무조에 배치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임 병장이 입대 이후 줄곧 관심병사였고, 부대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그가 경계근무 등 부대 생활에서 병장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기 연천에서 복무한 예비역 황모(33)씨는 “병장은 사병 최고계급이기 때문에 병장끼리는 선ㆍ후임 가리지 않고 대등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병장이 또 다른 병장의 후임으로 경계근무 서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대원 30~40명이 4~6개월 동안 머물며 주ㆍ야간 경계에 투입되는 GOP 근무 특성상 임 병장이 부대 안에서 기수열외 등 따돌림을 당했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한 사립대 군사학과 교수는 “고립돼 생활하는 터라 일반 병사도 GOP 근무를 상당히 힘들어 한다”며 “특히 군에 잘 적응하지 못한 병사에게는 탈출구가 없는 외딴 섬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괴롭힘과 따돌림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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