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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언론 속인 가짜 '임 병장'

입력
2014.06.2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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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4대 동원 교란작전 군 “병원서 요청했다”, 병원은 “그런 적 없다” 반박

임모 병장이 강릉 아산병원으로 후송되는 모습이라고 연합뉴스가 23일 보도한 이 사진은 결과적으로 오보가 됐다. 한국일보를 비롯한 주요 신문들이 게재한 후송 사진도 모두 오보가 돼 버린셈이다. 군은 국민과 언론을 속이고 오보 생산의 주체가 됐다.
임모 병장이 강릉 아산병원으로 후송되는 모습이라고 연합뉴스가 23일 보도한 이 사진은 결과적으로 오보가 됐다. 한국일보를 비롯한 주요 신문들이 게재한 후송 사진도 모두 오보가 돼 버린셈이다. 군은 국민과 언론을 속이고 오보 생산의 주체가 됐다.

군 당국이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범 임모(22) 병장을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언론 노출을 막기 위해 ‘가짜 임 병장’ 을 내세워 취재진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병원 측에서 요구한 일”이라고 책임을 떠 넘겼으나, 병원 측은 “대역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당시 구급차 4대를 준비해 2대는 강릉 아산병원으로, 2대는 동인병원으로 가게 했다”며 “아산병원에서도 진짜 임 병장이 탄 119 구급차는 지하의 물류창고를 통해 응급실로 향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늘색 모포를 덮은 대역을 동원했고, 이를 임 병장으로 오인하게끔 응급실로 이송하는 흉내까지 냈다. 대부분의 언론은 군이 연출한 이 장면을 임 병장 후송 장면이라며 보도했으나 결과적으로 ‘오보’가 됐다.

논란이 일자 국방부 관계자는 “아산병원 측에서 ‘응급실 앞에 취재진이 많아 진료가 제한되니 별도의 통로를 준비하겠다’며 국군강릉병원에 가상의 환자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산병원은 응급실 출입 길목이 좁아 구급차가 들어가기 어렵고 임 병장의 혈압도 60~90으로 낮아 곧바로 처치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그런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아산병원 측은 그러나 “국방부 발표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당시 임 병장의 상태가 위급해 응급실로 직행해야지 애써 수화물주차장 쪽으로 빼달라고 요청할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일부에서는 국방부가 과도하게 언론을 통제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의 원인이 외부로 누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족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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