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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병사 철저 관리 일깨우는 전방 총기 참사

입력
2014.06.22 20:00

최전방 군 부대에서 또 끔찍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21일 밤 강원 고성군 육군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주간 경계근무를 마치고 이동하던 임모(22) 병장이 수류탄을 던지고 소총을 난사해 장병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임 병장은 소총과 실탄 수십 발을 소지한 채 탈영, 추격에 나선 군과 총격전까지 벌였다. 주말 밤 전해진 갑작스런 비보에 희생자 가족들은 비탄에 빠졌고, 인근 지역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잇따른 각종 재난사고로 불안감에 시달려 온 국민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임 병장이 도망가는 동료들을 생활관 안까지 쫓아가 총을 쏜 직접적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관심병사’ 관리 부실이 참사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관심병사 제도는 2005년 8명이 숨진 경기 연천군 GP(전방초소) 총기난사 사건 이후 본격 시행됐다. 인성검사 결과를 토대로 A(특별관리), B(중점관리), C(기본관리) 세 등급으로 나뉘며, 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 A급은 GOP 근무에서 배제된다.

군 당국은 지난해 1월 22사단에 전입한 임 병장이 4월 검사에서 A급 판정을 받았다가 상태가 호전돼 11월 B급 판정을 받고 다음달 GOP에 투입됐으며 올 3월 검사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탄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채 경계근무를 서고 장기간 외부와 단절된 생활로 스트레스와 긴장도가 매우 높은 GOP 근무에 B급 관심병사까지 투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22사단은 1986년 26명의 사상자를 낸 GP 총기난사 사건을 비롯해 2005년 예비역 중사의 총기ㆍ실탄 탈취, 2009년 민간인의 철책선 절단 월북, 2012년 북한군 병사의 ‘노크 귀순’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군 당국은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과 경위는 물론, 관심병사 제도의 허점, GOPㆍGP 관리의 문제점까지 철저히 조사해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최전방에서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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