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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5시간 지나서야 가족에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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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터진 지 5시간이 지나도록 병원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방송 뉴스를 보고 나서야 사고 소식을 알게 됐다.”
전남 장성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 화재 희생자 유가족들이 병원 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분노가 폭발했다. 병원 측이 사고 발생 5시간 만에 사망 소식을 전한 데다 유가족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해 장례를 빨리 치르라고 종용하는 등 서둘러 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의혹 때문이다.
서울서 내려온 유가족 이모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입원중인 아버지에 대해서 병원에 전화해 물었더니 ‘환자가 심하게 아파 곧 돌아가실 것 같은 상황이었고, 이번 사고는 방화로 추정된 화재 때문이었다’고 너무나 태연하게 답변해 황당했다”며 “아버지 사망 소식을 공식적으로 연락 받은 게 오전 5시12분쯤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 측이 사고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장례비를 지급하고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화재로 아버지를 잃은 김모(47)씨는 “병원에서 장례비를 500만원 지급하겠다는 연락이 개별적으로 왔다”며 “아직 사태 수습도 안 된 상황에서 유가족들에게 장례부터 치르라고 하니 어이가 없을 뿐”이라며 사건 축소ㆍ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병원 행정원장은 유가족들 앞에서 “장례를 먼저 치를 유족을 배려하겠다는 취지였으며 아직 장례비가 지급된 사례는 없다”고 해명했다.
유가족들은 병원 근무자의 숫자와 부실한 응급조치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유가족 김씨는 “사고 당시 병원 측은 1층에 1명, 2층에 2명의 근무자 있었다고 했으나 확인 결과 1명만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재 발생 후 환자가 광주전남 지역의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것은 사고 발생 2, 3시간 후였다”며 “광주까지 30분 거리인데도 병원에서 부실한 응급조치로 시간을 허비해 사망자가 늘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한 정홍원 국무총리와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한 유족은 “총리가 왔다 길래 이야기 좀 하려고 했더니 벌써 가버리고 없었다”며 “병원 관계자들만 만나고, 유족은 외면해도 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성=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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