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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설 수 있게..." 안산시민들 힘 모은다

입력
2014.04.2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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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민 전체가 피해자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도와야죠.”

세월호 침몰 사고로 262명의 학생ㆍ교사가 사망 또는 실종된 단원고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안산 시민들이 뭉쳤다. 지역 보건단체들은 실종자 가족과 일반 시민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고, 병원과 장례식장은 사망자들의 평안한 마지막 길을 위해 조건 없이 장례식장을 내줬다. 시민들은 사고 발생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촛불집회를 열어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21일 안산시 등에 따르면 안산지역 사회복지협의회는 지난 20일 안산시청에서 안산지역 심리 상담사 200여명을 포함해 500여명에 대한 상담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을 받은 심리 상담사들은 이날부터 안산지역 11개 병원과 장례식장에서 사고와 관련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불안 등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유가족, 학생 등을 위한 상담활동을 시작했다. 안산지역 사회복지협의회는 세월호 침몰 사고의 정신적 고통 치유를 위해 안산지역 정신건강 관련 단체와 청소년 관련 단체, 복지 관련 단체 등 30여개 단체가 모여 구성됐다. 손자손녀와 이웃들의 사고 소식에 충격을 받은 노인들의 심리 안정을 위해 노인복지 관련 단체도 합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병원과 장례식장도 힘을 보태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사고 직후 구조자의 육체적 정신적 치료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전문의를 포함해 병원 소속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7명과 고대의료원 파견 정신건강 전공의 10명, 임상심리사 5명이 주말과 심야를 가리지 않고 생존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장례식장을 희생자들을 위해 내줬다. 고려대측은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것이 지역 병원의 역할이라고 판단해 이들의 치료비나 장례비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안산제일장례식장과 사랑의병원 등 안산지역 10개 병원 및 장례식장도 희생자들을 위해 장례비를 고려하지 않고 빈소를 우선 제공하고 있다.

시민단체 등도 피해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진도 사고 현장과 단원고등학교로 몰려들고 있다. 참안산사람들 등 시민봉사단체는 사고 직후 피해자 가족들이 진도 현장으로 내려가자 현지에서 식사제공 등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안산시청에 마련된 상황실에도 음식과 장비 등을 지원하고 싶다는 시민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안산지역 23개 시민단체도 ‘세월호 침몰사고 문제 해결을 위한 안산시민사회연대’를 구성해 치유를 위해 나섰다.

시민들은 단원고 정문 앞에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국화와 함께 ‘기다림’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해바라기를 놓고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고 있다.

안산시 관계자는 “너무도 충격적인 사고에 안산시 전체가 휘청거렸는데 시민들이 힘을 모아 극복에 나서고 있다”며 “많은 이들의 힘이 모인 만큼 충격과 상처는 빨리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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