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9도에서 살아난 6인가족 생존법

미국에서 영하 29도의 혹한에 전복사고를 당한 가족 6명이 동상도 입지 않은 채 만 이틀을 버텼다. CNN은 "혹한에서 살아 남는 올바른 생존법"이라며 11일(현지시간) 이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제임스 글랜턴과 크리스티나 매타이어 커플은 8일 두 자녀와 매타이어의 조카 두 명을 데리고 네바다주 오지를 이동하던 중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지만 사고 지점은 휴대전화 신호도 잡히지 않는 외딴 지역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기온은 영하 29도였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체온을 철저히 보호한 점을 생존의 첫번째 요령으로 꼽았다. 이들은 구조대가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구조를 요청하러 떠나는 대신 차 안에 머무르며 체온 유지에 집중했다. 사고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은 27㎞나 떨어져 있었다.

일행이 구조된 뒤 진료를 맡았던 더글러스 바첵 박사는 "이들은 고립되자마자 차 옆에 모닥불을 피우고 이틀간 땔감을 조금씩 넣어 온기를 유지했다"며 "특히 모닥불로 돌멩이를 데운 뒤 스페어 타이어 안에 넣어 차량 내부 온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겨울철 조난사고 때 흔히 성인 남성이 구조를 요청하러 갔다가 저체온증으로 쓰러지는 2차 사고가 많은데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미리 알려줬던 점도 도움이 됐다. 휴대전화 신호 등으로는 수색 범위를 좁히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차 안에 비상식량과 물이 충분했고 두꺼운 겨울 옷이 준비돼 있었던 것도 생존 비결 중 하나였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