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위의 포뇨' OST 히사이시 조 "미야자키 감독 작품 맡으면 수험생된 기분"

입력
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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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영화음악작곡가로 유명한 히사이시 조(58)가 4년여 만에 애니메이션 '벼랑위의 포뇨' OST로 국내 팬을 만났다.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모험'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아름다운 화면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동심의 상상력으로 구현했던 그의 감수성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했다.

다섯 살 소년 소스케와 인간이 되고 싶은 물고기 소녀 포뇨의 이야기를 오선지 위에 그린 히사이시의 음악은 동화처럼 해맑고 신화처럼 진지하다.

최근 국내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히사이시는"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을 맡을 때면 세계적인 거장의 명성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라다녀 마치 수험생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미야자키 감독과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의 이미지 앨범부터 함께 작업했죠. 그와 25년 동안 9개의 작품을 통해 함께 일해온 원동력은 바로 미야자키가 제 음악인생 그 자체라는 믿음 때문은 아닐까요."

히사이시는 미야자키, 그리고 지브리 스튜디오에 대한 끝이 없는 애정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 팬들에게 물론 최근 상영작인 '벼랑위의 포뇨'의 음악을 추천한다고 말해야 하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들으라면 역시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입니다. 이 작품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지브리와의 인연을 이어올 수 없었을 것 같아요."

국내에서 이미 100만 명의 관객(일본에선 1,200만 명)을 동원한 '벼랑위의 포뇨' 의 주제가는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곡으로 단어는 신선하고 리듬이 독특하다는 평이다.

"미야자키 감독이 아이는 물론 어른도 흥얼거릴 수 있는 곡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했어요. 마치 '이웃집 토토로'의 오프닝곡 '산책'과 같은 느낌이죠. 곡에 대한 미팅에 들어갔을 때 불현듯 가장 단순한 화음인 '도미솔'을 이용해 '포~뇨 포~뇨 포뇨'라는 가사를 부르는 선율이 떠올랐죠. 2007년 2월에 피아노 연주 데모곡을 만들어 미야자키 감독에 들려주자 만면에 미소를 띄며 '이 곡으로 갑시다'라고 말하더군요."

히사이시는 우리 영화인 '웰컴 투 동막골'과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몰렸던 그에 대한 관심이 대중적으로 퍼진 기회였다. "많은 한국 분들이 제 음악을 사랑해 주신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 2월 발매를 목표로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인데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제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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