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zine Free/ 건강 - 청소년 키 언제까지 크나 Q&A

입력
2005.05.19 00:00

5월은 가정의 달이자 청소년의 달. 성장기 청소년들의 가장 흔한 건강 관련 고민은 무엇일까.

키가 큰 ‘롱다리’를 선망하는 세태 때문인지 작은 키 때문에 의외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고려대구로병원 성장클리닉 송해룡교수의 도움으로 키와 관련된 궁금증을 풀어본다.

◆ 키가 큰다는 의미는?

키는 몸의 기둥인 척추와 다리뼈가 자라는 것입니다. 뇌에서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면 무릎 발목 엉덩이 뼈 끝에 있는 연골 성장판이 세포 분열을 일으키고 연골세포의 양이 증가하면서 커집니다.

태어날 때 50㎝인 키는 1세에 75㎝, 2세에는 87㎝ 정도로 자라고 이후 매년 4~5㎝ 자랍니다. 특히 여성은 10~16세에 15~20㎝, 남자는 13~17세에 20~25㎝ 정도 자라고 나서 성장판이 닫히면서 더 이상 자라지 않게 됩니다.

◆ 성징 나타나기 시작한 다음 언제까지 클수 있나요?

남자의 경우 음부, 겨드랑이, 코에 털이 나기 시작한 후 2~3년, 여자의 경우 초경 후 2~3년까지 클 수 있습니다. 이 시기가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입니다. 사람마다 팔다리의 성장판이 닫히는 연령이 다르지만 보통 여자는 13~15세, 남자는 15~17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허리의 척추뼈의 성장판은 팔다리보다 2~3년 늦게 닫히게 됩니다.

◆ 한번 성장판이 닫히면 키가 크지 않나요? 주위에 보면 스무 살에도 키크는 사람이 있던데…. 그 경우 성장판이 그만큼 늦게 닫혔다고 할 수 있나요?

성장판이 닫히게 되면 키가 절대 크지 않습니다. 20세에도 키가 크는 사람은 성장판이 늦게 닫히는 질병이 있는 경우입니다. 척추의 성장판은 대개 18세 경에 닫히므로 이 부위에서 키가 클 수 있습니다.

◆ 키 성장에서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을 알려주세요. 과거에 비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키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식생활 영향인가요?

어릴 때는 여자가 남자보다 많이 크나 사춘기에는 여자의 성장속도가 늦어지고 남자가 많이 자라게 됩니다. 청소년의 키가 점점 커지는 것은 식생활의 서구화 경향이기도 하지만 운동이라든지 학습량, 학교생활 등의 변화도 많이 관여합니다.

◆ 키가 무럭무럭 자라도록 하려면 무슨 음식과 운동이 좋을까요?

키가 크려면 척추보다는 다리가 길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골라 자신의 체력수준에 맞게 규칙적으로 실시하면 좋습니다. 특히 '롱 다리'가 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릎에 자극을 주는 운동, 즉 스트레칭입니다.

또 지면과 수직이 되는 운동인 줄넘기, 농구, 조깅, 등산, 수영, 자전거타기, 점프 동작 등을 하루 20~30분씩 1주일에 5회 이상하도록 권장합니다. 물론 성장호르몬의 분비는 운동의 강도, 시간, 방법, 시기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지 반드시 배구나 농구 같은 특정한 스포츠 종목의 운동을 해야만 키가 잘 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역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운동은 삼가야 합니다. 이러한 운동은 성장판을 압박하게 돼 성장판의 연골세포의 발육이 안되어 키가 안 자라게 됩니다.

또 잘 크기 위해선 영양이 보충돼야 합니다. 매일 5대 영양소인 단백질, 칼슘, 무기질, 비타민, 당분, 지방을 골고루 양질의 것으로 섭취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 평소 잠자리나 공부하는 자세 등이 성장에 영향을 미칩니까?

공부하는 자세, 잠자는 자세는 키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비뚤어진 자세나 가방을 한쪽으로 메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 수면시간은 영향을 미칩니까?

수면시간은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수면 후 45분~90분 뒤, 보통 밤 12시~새벽 3시에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됩니다. 따라서 너무 늦게 수면을 취하면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적게 됩니다.

계절적으로는 봄에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됩니다.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시간은 평소 보다 40배 이상 분비되므로 이때 잠을 설치면 키 크는 데 장애가 됩니다.

◆ 유전적 요소가 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엄마 아빠의 키중 누구의 영향을 더 받나요?

유전적 요소가 키에 미치는 영향은 정확히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의 영향도 사람마다 틀립니다. 그러나 양쪽 부모중 엄마나 아빠의 유전자가 아들이나 딸에 발현되면 100% 영향을 받게 됩니다.

예를 들면 키가 작은 엄마의 유전자가 아들에게 발현되면 아들도 키가 작습니다. 그러나 아들이나 딸중 누가 엄마나 아빠의 유전자를 받게 될지는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없습니다.

◆ 아침과 저녁에 키 차이가 나는 이유는?

척추 마디 사이에 있는 추간판이 앉아있거나 서서 지내면 수축되기 때문에 저녁에 키가 작아지는 것입니다. 밤에 누워있는 동안 추간판이 원상태로 회복돼 아침에는 키가 가장 큽니다.

◆ 치료해야 할 왜소증은 어떤 상태입니까?

동일한 성(性)의 어린이 100명을 무邦㎎?뽑아 일렬로 세웠을 때 하위 1˜3번째인 경우를 '왜소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세 이후 사춘기까지 매년 4㎝ 이하씩 자라는 경우 ‘성장장애’를 의심해야 합니다.

키가 크지 않는 이유는 질병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질병에 의한 성장장애는 선천성 골격이상장애, 연골무형성증, 골형성부전증등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질병이 원인이 아닌 경우는 부모 조부모 친척 등에서 키가 작은 경향이 있는 가족성, 체질적으로 성장이 2~3년 늦게 시작되는 체질성 성장지연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왜소증은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성장판이 닫히면 치료해도 소용없기 때문입니다. 혈중 성장호르몬(GH)농도나 인슐린양 성장인자(IGF)를 측정해 성장호르몬결핍증으로 확인됐을 경우 성장호르몬을 투여할 수 있습니다. 호르몬 투여 1년 뒤 7~9㎝, 이듬해에는 6~7㎝ 정도 키가 큽니다.

그러나 성장호르몬을 주어도 치료 전보다 1년에 2㎝ 이상 더 자라지 않는다면 유전적 요인으로 치료 효과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뼈 나이가 여자의 경우 14세, 남자의 경우 15세가 지나면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더라도 효과가 적다고 봅니다.

송영주 의학전문 대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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