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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형아' 주연 아역배우 박지빈/ 눈물줬다 웃음줬다 "연기가 너무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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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관수동 모극장에서 열렸던 ‘안녕, 형아’ 시사회 무대인사 자리에서 초등학교 5학년 박지빈(10)이 "감동 받으셔서 다른 분에게 감동 전해주세요"라고 성인배우 뺨치게 말 했을 때 그 또래 많은 아역배우들이 그렇듯 ‘애늙은이’라고 단정했다. 그런데 인터뷰 장소에는 엉덩이를 뒤로 빼고 영화사 직원 손에 이끌린 채 칭얼거리며 나왔다. "○○콜라 사줘요" "○○콜라는 안 팔아요?" 사소한 것에 투덜대는 모습은 또 영락없이 아이였다.
그런가 하면 카메라 앞에서는 여지없이 ‘배우 본색’을 드러낸다. 먼 곳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짓기도 하고, 카메라를 향한 채 함박 웃음을 터트리는 등, 웬만한 성인배우도 한참을 계산한 뒤에 나올만한 표정들을 단번에 보여주었다. 이렇게 저렇게 혼란을 겪다가 결론을 내렸다. 아이이긴 하지만 타고난 배우라는.
지빈이는 2001년 여섯 살 때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는 동네 사람들의 강권으로 오디션 전문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으며 연예계에 첫 발을 디뎠다. 곧바로 뮤지컬 ‘토미’에서 토미의 어린 시절 역을 맡았으며 악극 ‘모정의 세월’에 출연했다. 최진실과 함께 찍은 모 자동차보험회사의 월드컵 광고를 시작으로 스무 편이 넘는 광고에 얼굴을 내밀며 이름을 알렸다.
지빈이가 아역 스타로 떠오르게 된 것은 TV드라마 ‘완전한 사랑’에 출연하면서부터. 불치병에 걸려 죽어가는 김희애의 철부지 아들로 출연,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던 그는 지난해 200만 관객을 동원한 ‘가족’에서도 늦둥이 막내역할로 영화 관객들을 울렸다.
27일 개봉하는 두 번째 영화 ‘안녕, 형아’는 지빈이의 ‘원맨(보이?) 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65회에 걸친 촬영에 모두 참여해야 했을 정도로 영화는 그의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10월 크랭크인 하기 전 3개월 동안 자전거, 축구, 힐리스 등을 개인 교습 받으며 영화를 준비했다. 뇌종양에 걸린 형 한별(서대한)을 괴롭히다 죽음의 문턱에 선 형과 친구 욱이를 살리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하고, 병간호에 지친 엄마(배종옥)에게 응석을 부리다가도 노래 ‘태양을 피하는 방법’에 맞춰 가수 비의 춤을 흉내내며 엄마를 위로하는 등 스크린은 그의 애교와 말썽, 투정 그리고 의젓함으로 가득하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사진 왕태석기자
■ 일문 일답/ "비·김장훈 아저씨처럼 되고 싶어요"
-영화 끝내니까 기분이 어때?
"찍을 때는 되게 힘들었는데 찍고 보니 되게 뿌듯해요."
- 가장 힘들었던 건 뭐니.
"고향은 서울인데 지금 사는 곳은 청주에요. 고속버스타고 다니느라 멀미도 나고, 졸리고, 그래서 힘들었어요."
-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은.
"가수, 연기자요. 비 형이나 김장훈 아저씨처럼 되고 싶어요."
- 그럼 아역배우로 시작한 안성기 아저씨도 좋아하니?
"네. 좋아해요. 그리고 송강호 아저씨도요. 연기 잘 하시잖아요."
- 다른 또래 배우들하고 연기호흡을 맞추기는.
"서로 친하게 지냈는데 (다른 아역 배우들이 현장에 익숙치 않아)촬영 할 때마다 항상 힘들었어요."
- 이번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을 꼽는다면.
"사람들마다 느끼기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제가 봤을 때는 모든 장면이 다 그렇지만 죽어가는 욱이가 ‘안녕, 형아 안녕’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가장 감동적이에요."
- 영화, 드라마, 광고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건.
"드라마가 가장 재미있고요. 그 다음엔 영화가 재미있고, 연극도 재미있어요. 다 재미있어요."
- 친구들은 너를 어떻게 생각하니.
"학교 친구들이 제가 나온 드라마 광고 다 봤다고 말해요. 많이 부럽다고도 하고요."
- 여자친구는 있니?
"없어요. 관심도 없어요." (역시 종잡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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