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디트 퀸' 풀란 데비 피살

입력
2001.07.26 00:00

영화 ‘밴디트 퀸(도둑의 여왕)’의실제 주인공이자 인도 하원의원인 폴란 데비(38)가 25일 뉴델리에서 복면을 한 두 명의 괴한에게 피살됐다.인도 경찰은 데비 의원이 이날 오후 1시20분(현지시간) 의회에서 집으로 승용차를 타고 도착한 순간 괴한들이 총을 난사해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살인 청부업자의 소행으로 보고 데비 의원과의 원한 관계를 수사중이다.

이와 관련, 한 측근은“데비 의원이 개발 사업과 관련, 업자들로부터 살해 위협에 시달려 무기 소지를 신청했으나 전과자라는 이유로 거절됐다”고 말했다.

인도 최하층 계급인 천민 출신의 데비는11살 때 소 한 마리와 자전거 한 대에 팔려 상류계급 남자에게 시집갔으나 남편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가출하면서 ‘도둑’들과 인연을 맺었다.

특히 노상강도인 애인이 상류층에게 살해되자 도둑의 두목으로 변신, 1980년대 초반 도둑떼를 이끌고 자신을 성폭행했던 20명을 살해, 공포의 대상이됐다.

그는 83년 체포돼 살인 강도 등 54개의 혐의로 11년을 복역한 뒤 94년 석방됐다. 그는 96년 3월 하층민 집단 거주지인 미르자푸르선거구에서 하원 선거에 출마, 당선됐으며 99년 재선됐다

. 도둑 시절 총을 들고 상층민의 재산을 탈취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의적 역할을한 데비의 인생은 ‘밴디트 퀸’이라는 영화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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