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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수씨에 CF제의 쇄도- 성전환후 화장품 모델로

입력
2001.03.30 00:00

주민등록번호 790217-1XXXXXX. 그는 여자다. 비록 법적으로는 아직 남자이지만 긴 생머리에 키 168㎝ 몸무게 48㎏의 균형잡힌 몸매, 여자보다 더 여자같은 여자다. 그녀의 이름은 하리수(본명 이 수). 도도화장품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성전환 모델이다.다른 성전환자와 달리 그녀에겐 중성적인 목소리나 우락부락한 골격이 없다. 광고에서 보이는 목울대조차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광고카피에 맞게 특수효과를 이용해서 일부러 집어 넣은 것. 그는 광고에 자기가 안 예쁘게 나왔다며 못마땅해하는가 하면 인터뷰 도중 옆에 틀어놓은 케이블TV에서 끔찍한 장면이 나오자 '악'하고 비명까지 질렀다.

그녀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늘 여자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한 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견딜 수 없어 남자로 살아보려고 남탕에도 가보았지만 "안되는 걸 어떡하냐"고 반문했다.

첫 딸을 낳은 뒤 그를 본 부모님은 오래 전부터 딸 대접을 해줬고, 친구들도 모두 그를 '여자'로 대한다. 남학교인 중ㆍ고등학교에 다닐 때 그는 체육시간마다 화장실에 가서 옷을 갈아입었고 "남자애들이 교실에서 훌러덩 옷을 벗는 것이 보기 민망했다"고 한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것은 97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서이다. 그 후 그곳 패션스쿨에서 2년간 디자인 공부를 하다가 재일동포의 소개로 연예기획사인 티티엠엔터테인먼트의 김 광 사장을 만났다. 그녀는 "연예인이 꿈이었지만 사람들 앞에 드러내는 것이 싫어 포기했는데 사장님이 사람들의 시선을 이겨 내야 완전한 여자로 설 수 있다고 격려를 해줘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도도화장품 광고가 나간 후 여러 건의 광고제의가 들어오고 있을 뿐 아니라 5월말 개봉 예정인 '노랑머리2'에서 클럽의 여가수를 맡아 한창 촬영중이다. 6월초께는 음반을 내고 가수로도 데뷔한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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