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토로 마을 옛 모습을 디지털로 보세요”

입력
2019.10.03 15:06
수정
2019.10.03 20:1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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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복원된 일본 우토로 마을을 찍은 비디오테이프. 행안부 제공
이번에 복원된 일본 우토로 마을을 찍은 비디오테이프. 행안부 제공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된 재일 조선인의 집단 거주지인 일본 우토로 마을의 옛 모습과 주민들의 활동을 보여주는 영상이 디지털로 복원됐다.

3일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동포 지원단체인 지구촌동포연대(KIN)가 보유중인 우토로 마을 관련 비디오테이프 영상이 디지털로 복원했다. 이 영상은 4일 성남 나라기록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영상은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단체에서 제작한 마을 살리기 홍보 영상, △지구촌동포연대가 국내에서 제작한 기록 영상, △일본에서 방송된 우토로 마을 관련 뉴스와 보도 녹화 영상 등 총 13시간 27분 분량이다. 국가기록원은 3월 KIN으로부터 비디오홈시스템(VHS) 테이프 12점, 6㎜미니 테이프 5점 등 모두 17점의 복원을 의뢰 받아 작업을 마쳤다.

이번에 복원된 비디오테이프 화면 속 한 장면. 행안부 제공
이번에 복원된 비디오테이프 화면 속 한 장면. 행안부 제공

일본 교토부(京都府) 우지(宇治)시 이세다초(伊勢田町) 우토로마을은 1941년 일본군 비행장 건설공사에 동원된 조선인 근로자 1,300여명의 집단 거주지였다.

일본의 패전으로 비행장 건설이 중단되자 고국에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은 공터에 집을 짓고 무허가 정착촌을 이루고 살았다. 이후 교토부 소유였던 마을의 토지 소유권이 닛산자동차 그룹에 넘어갔고, 주민들은 불법거주자 취급을 받으며 강제 퇴거를 강요받는 등 고통을 겪었다.

주민들의 이런 사정은 2004년께 뒤늦게 우리나라에 알려졌고, 한일 양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토지매입을 위한 성금 모금 활동을 벌였다. 한국정부도 2007년 토지매입비로 30억원을 지원키로 하면서 해결의 물꼬를 텄다.

이번에 복원한 영상에는 우토로 마을에 거주했던 재일동포 1세대 생존자 김경남 할머니를 비롯, 1980년대 우토로 마을 모습, 우토로 마을 살리기 캠페인, 주민과의 면담기록 등이 담겨있다.

배덕호 지구촌동포연대 대표는 “고인이 된 마을 주민의 인터뷰 영상과 당시 마을 모습 등 생생한 역사를 보여주는 영상이 디지털화됐다“며 “우토로 평화기념관이 건립되면 마을 역사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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