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태운 헬기 추락 순간... 댐 준공식 다녀오다 악천후 만났나

2024.05.20 13:23

19일(현지시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태운 헬기가 이란 북서부 아제르바이잔 접경지대에서 추락,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악지대를 통과해 비행하던 중 악천후를 만난 것이 유력한 추락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란 국영 IRNA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헬기는 이날 오후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지대에 추락했다. 아제르바이잔과 국경을 접한 이란 영토 끝자락 외딴 지역이다. 당시 라이시 대통령은 동아제르바이잔주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을 만난 뒤 헬기를 타고 이란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라이시 대통령을 비롯한 이란 각료들은 총 3대의 헬기에 나눠 타고 돌아왔는데, 이 가운데 대통령을 태운 헬기만 추락한 것이다. 이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렉 라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조종사, 경호원, 보안책임자 등 총 9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 당국은 구조대와 군부대 등을 급파해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난항을 겪었다. 악천후와 지형 탓으로 구조대의 접근 자체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20일로 날이 바뀌고 밤이 깊어지자 수색 지역의 날씨는 더욱 나빠졌다. 영국 BBC방송은 현지 언론을 인용, 수색 현장의 가시거리가 5m도 채 되지 않는 상황에 짙은 안개와 극심한 추위까지 겹쳤다고 전했다. 이후 추락한 헬기 잔해를 발견한 구조대는 현장에서 아무런 생명 신호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이란 국영TV가 보도했다. 이란 당국자도 로이터 통신에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완전히 불에 탔다"며 "이로 인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사고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등은 항공 전문가를 인용해 안개·구름·저온 등 악천후가 헬기 추락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산이 많고 험준한 지형에선 예상치 못한 안개와 만나 조종에 극도의 어려움을 겪었을 수 있고, 비상착륙도 힘들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다른 헬기 2대는 정상적으로 비행을 마쳤다는 점에서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에 기체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 상태다. IRNA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1968년 초도 비행을 한 미국산 벨-212 기종으로 전해진다. 이란이 사고 헬기를 언제 도입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AP통신 등은 이란 군용기 대부분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기종이라고 전했다. 이슬람 혁명을 계기로 이란이 서방과 척을 지고 미국의 제재에 직면하면서 제대로 된 항공기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것이다.

[속보] '헬기 추락' 라이시 이란 대통령, 사망 추정…헬기 전소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돌아오던 중 타고 있던 헬기가 추락했다. 헬기 잔해는 20일 발견됐고 로이터통신은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탑승자 9명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헬기에는 호세인 아미돌라히안 외무장관 등 8명도 함께 탑승했다. 사고 직후 이란 군경 구조대가 급파됐지만 험준한 지형과 악천후 탓에 현장 수색은 난항을 겪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비와 짙은 안개 등 악천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고 헬기와 함께 이동한 나머지 헬기 2대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보수 성향 성직자 출신인 라이시 대통령은 2021년 8월 임기 4년의 대통령에 취임했다.

'헬기 사망' 이란 대통령은 누구? "서열 2위로 후계자 거론"

19일(현지 시간)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63) 이란 대통령은 이란 내 서열 2위 강경파 정치인이다. 특히 36년째 이란을 이끌고 있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5)의 후계자로 점쳐졌던 인물이기도 하다. 1960년 성직자 가문에서 태어난 라이시 대통령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시아파 신학교를 다녔고, 19세였던 1979년에는 이란을 이슬람 근본주의로 물들인 이슬람 혁명에 동참했다. 그는 25세에 검사로 사법부에 첫발을 디뎠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테헤란 검찰청장과 검찰총장직을 거쳐 2019년 사법부 수장으로 임명됐고, 2021년에는 이란 대선에 출마해 당선되며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이란의 정치 구조상 국가를 이끄는 수장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로, 종교·군사·재정 등 핵심 권한이 그에게 모두 집중돼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하메네이에 이은 서열 2위이며 국정 일반을 운영하는 역할이었다. 신학을 공부한 라이시 대통령은 하메네이의 제자로, 최고지도자 후계자로도 여겨져 왔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라이시 대통령은 반(反)서구·반인권적 면모가 두드러진 인물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그는 판사로 재직하던 1988년 반체제 인사 수천 명의 처형을 이끈 '사형위원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고, 2019년에는 이란 수감자에 대한 고문 등 인권 침해 혐의로 미국 재무부 제재 대상에도 올랐다. 2022년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사망한 뒤 반정부 시위가 불붙자, 이를 탄압하고 여성 복장을 단속하는 데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핵무기 개발 수순인 우라늄 농축을 지원하고, 국제사회 조사를 방해하기도 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대외 정책에서도 강경 보수 성향이 강했으며, 그가 재임하는 동안 이란의 대(對)이스라엘 정책은 한층 공격적으로 변모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반목해온 45년간 물밑에서 서로를 공격하는 '그림자 전쟁'을 벌였지만, 이란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타격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한편으로는 16년 동안 단교했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외교 관계를 지난해 3월 중국의 중재로 정상화하고 7년 만에 아랍에미리트 대사를 임명하는 등, 서방의 제재 속에서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도 추진해 왔다. 이번 헬기 사고 직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회담한 것도 라이시 대통령이 중시하는 주변국 외교의 일환이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20일 이란 관리를 인용해 전날 헬기 추락으로 라이시 대통령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의 사망이 공식화되면 이란 헌법에 따라 모하마드 모흐베르 제1부통령이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승인을 얻어 대통령직을 승계하게 된다. 또 이란의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수장들은 위원회를 꾸려 50일 이내에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내부 정적 소행? 이스라엘 관여?...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 음모론 난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사망을 야기한 ‘헬기 추락’ 사건의 정확한 원인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악천후에 따른 사고”라는 게 이란 당국의 공식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란 내부 또는 외부 세력의 개입을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암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따라서 라이시 대통령의 죽음이 또 다른 중동 무력 충돌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20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언론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일단 이란 정부는 전날 해당 헬기가 험준한 산악 지대를 통과해 비행하던 중 짙은 안개와 구름, 폭우 등을 만나 추락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당시 가시거리는 5m 정도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적인 조종은 물론, 비상착륙마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대자연’을 범인으로 지목한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란 정치에선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상당수 이란인은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라이시 대통령 또는 이란이 처한 안팎의 정세를 고려할 때, ‘사고를 가장한 암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라이시는 (권력에서) 밀려난 상대적 온건파부터 그를 ‘무능한 대통령’으로 여기는 (강경) 보수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내부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며 “국내의 적이 라이시를 죽이려고 공모했다는 의심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소행일지 모른다는 추측도 난무한다. 최근 양국의 충돌 때문이다. 지난달 1일 이스라엘군이 시리아에 위치한 이란영사관을 폭격하자, 이란은 2주 후 300발 이상의 미사일·로켓 공격을 이스라엘 영토에 퍼부으며 보복했다. 이스라엘도 엿새 만에 이란 본토에 재보복을 감행했다. 게다가 과거 이스라엘 첩보 기관 모사드가 이란 핵 과학자들을 암살한 전례도 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이 전쟁을 일으킬 게 명백한 ‘국가원수 암살’ 수준까지 간 적은 없다”며 이번 사고와는 무관할 것이라고 점쳤다. 실제로 아직까지는 이스라엘의 소행을 의심할 만한 어떤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물론 기체 결함 가능성도 있다. 해당 헬기는 1968년 초도 비행을 한 미국산 ‘벨-212’ 기종이다. 미국의 제재에 직면한 이란은 헬기 정비를 위한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악천후 속에서 노후 헬기에 기계적 문제까지 생겨 추락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 정보 당국이 타살 증거는 없다고 알려 왔으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사고’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