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맞아 하동 출신 조옥래·순천 정궁구리 선생 건국훈장 추서

2020.08.14 18:00

경남 하동군 출신 3남매 독립운동가 중 막내인 조옥래 선생과 하동경찰서 습격 등 무장 항일운동에서 맹활약한 전남 순천 출신 정궁구리 선생에 대해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정재상 경남독립운동연구소 소장은 14일 “이번 정부포상은 3ㆍ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이뤄졌다”며 “조 선생은 하동군과 함께 독립운동가 찾기 전수조사를 추진해 발굴한 인물이고, 정 선생은 국가기록원에서 찾은 전남 순천 출신 항일투사”라고 밝혔다. 조옥래 선생은 1941년 일본으로 유학해 재학 중 박응포ㆍ신기중 등과 독립을 위해 조선청년회를 조직하는 등 항일운동의 선봉에 섰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체포돼 1943년 4월 일본법원에서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형을 받고 2년여 간 옥고를 치렀다. 그는 독립운동가 조정래와 조복애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형 조정래는 일본과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펼치다 체포돼 1934년 12월 징역 4년을 받고 복역 중 병을 얻어 1935년 5월20일 형 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같은 달 24일 순국했다. 2008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누나 조복애는 1942년 숙명여자전문학교(현 숙명여대) 재학 중 독립운동을 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정궁구리 선생은 을사늑약 이후 지리산 일대에서 의병장들과 일진회원 처단, 곡성ㆍ구례ㆍ남원ㆍ하동경찰서를 습격하는 등 지리산 일대를 종횡무진하며 항일 무장투쟁의 선봉에서 맹활약했다. 그는 1908년 8월 전남 곡성군 월봉리에서 체포돼 징역 5년을 받았다. 정 소장은 “정궁구리 선생은 2007년 조서화ㆍ신정우ㆍ노인선 선생 서훈 신청 때 공개한 인물”이라며 “2016년 호남의병장 이평국 3부자의 서훈 신청에 힘입어 이번에 건국훈장이 추서 됐다”고 밝혔다. 이어 “조옥래 선생의 건국훈장은 유족을 찾을 수 없어 이번 광복절에 전수하지 못한다”며 “하동군과 함께 후손 찾기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작 자신은 허리디스크 재활 중'... 물에 빠진 시민 구한 두 영웅

지난 6월24일 오후 4시 부산 연제구 온천천 시민공원. 한 60대 여성이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건너편에서 운동하던 이제권(43)씨가 그 모습을 우연히 보고 주변을 살폈더니 개천으로 또 다른 여성이 물에 휩쓸려 내려가는 중이었다. 개천의 평소 수위는 1m에서 1m 50cm 남짓. 성인이 개천의 땅을 딛고 일어서면 물에 잠기지 않는 수위라 이씨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3~4초 후 바로 물에 뛰어 들었다. "'살려달라'는 소리도 안 지르고 팔을 허우적거리지도 않아 처음엔 큰일이 아닌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짦은 순간 더 지켜보니 떠내려가면서 물을 먹어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바로 개천에 뛰어 들었고 까치발을 들고 서니 제 코가 잠기더라구요." 이씨는 긴박했던 상황을 이렇게 들려줬다. 당시 부산엔 장마가 시작돼 173cm인 이씨의 키를 훌쩍 넘어설 정도로 개천 물이 급속히 불어난 상태였다. 이씨는 "개천 물이 그렇게 불어 난 건 10년 만에 처음 본다"고 했다. 비가 오는 개천 인근을 걷다 발을 헛디뎌 급류에 휩쓸린 60대 여성을 구조해 '119의인상'을 최근 받은 이씨를 14일 전화로 만났다. 119의인상은 위험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한 국민에게 소방청이 주는 상이다. 개천에 빠져 힘들어하는 노인을 이씨는 들어 안고 물 밖으로 나왔다. 정작 구조자에게 너무나도 위험한 일이었다. 이씨는 추간판 장애(허리디스크)로 수술을 받았다. 다리 마비 증상이 와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로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받은 수술이라 재활을 위해 일까지 그만둔 터였다. 이씨는 "너무 급박해 (허리) 생각할 겨를 없이 그냥 나도 모르게 개천으로 뛰어 들었다. 물에서 안은 거라 그렇게 힘든지 몰랐다"고 말하며 멋쩍어했다. 이씨 덕분에 목숨을 구한 노인은 안정을 찾은 뒤 사위와 함께 이씨를 찾아 "고맙다"고 거듭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이날까지 전국에 걸쳐 장마는 52일째 이어지며 큰 인명 피해를 낳았다. '역대급 장마'에 50여명이 숨지거나 다쳤고 실종됐다. 서울에 사는 이경환(41)씨도 재난을 딛고 일어서도록 다른 사람에게 용기를 준 '작은 영웅'이다. 이씨도 부산에 사는 이씨와 같은 날 서울 한남대교 북단 한강에서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시민을 구조해 함께 119의인상을 받았다. 이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오전 6시께 보광나들목 인근을 운동차 달리고 있었다"며 "강쪽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났고 그쪽으로 사람들이 몰려 있어 바로 가보니 한 사람이 물에 빠져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긴 나뭇가지를 들고 들어가 구조해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씨가 구한 시민은 20~30대로 보이는 남성이며, 때마침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가 시민을 응급차로 이송했다.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씨는 "물에 빠진 분을 구조하니 눈을 쉽게 못 뜨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며 "3년 전 바다를 갔을 때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 간 분을 도운 적이 있는데 어떤 사명감에서가 아니라 그냥 너무 위급해서 한 일"이라고 119의인상 수상을 수줍어했다.

"주민들 속 타들어가는데…" 장병 이끌고 수해 현장 달려간 전웅 대대장

"호우 피해 주민들은 속이 타들어가 가는데, 잠깐이라도 쉴 수 있나요?" 주말도 반납한 채 9일째 140여명의 장병을 이끌고 대민 지원에 나선 육군 35사단 충무연대 완주대대 전웅 대대장(42ㆍ중령)이 지역사회에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부대 인근 지역이 지난 6일부터 집중호우가 발생하자 전 대대장과 장병들은 주저없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전북 완주군 구이면 신원마을과 광곡천 하천 피해 현장에서 망치와 삽을 들었고, 잇따라 소양면 죽절마을과 구이면 덕평로 수해 현장에서도 복구의 땀을 흘렸다. 전 대대장과 장병들은 지난달 말 이후 연이어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도로 훼손과 주택 토사 유입 등 큰 피해가 발생하자 현장으로 향했다. 연신 묵직한 망치를 내리치는 얼굴엔 땀과 먼지로 범벅이었고, 돌덩어리를 부숴 마대자루에 담아 나르면서 허리를 펴는 법이 없었다. 두 차례의 물 폭탄에 망연자실했던 주민들은 전 대대장의 신속하고 헌신적인 복구지원에 감동했다. 어르신들은 손을 꽉 잡으며 "너무 힘드니 조금만 쉬었다 하소"라고 되레 걱정하기도 했다. 상관면 주민 송미경(62)씨는 "며칠째 대대장이 손수 물에 잠긴 침수 현장에서 장비들을 들고 하루 종일 복구 작업에 땀을 흘리고 있다"면서 "내 가족들도 저렇게는 못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마을주민들도 전 대대장과 장병들을 향해 "이들이 있어 너무 든든하다"고 칭송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앞선 3일엔 운주면 덕동마을의 침수 가옥 지원을 위해 40여명의 군 장병을 이끌고 토사제거와 가재도구 세척, 쓰레기 치우기 등도 나섰다. 팔을 걷어붙인 전 대대장의 솔선은 첫 복구 작업을 이틀 만에 마무리했다. 실제로 완주지역은 지난달 말 사흘 동안 266㎜의 집중호우가 발생한 데 이어 이달 들어 같은 양의 많은 비가 다시 쏟아져 공공시설과 사유시설 피해가 1차와 2차에 걸쳐 1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전 대대장은 "대민 지원이 피해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뜻하지 않은 수해로 비탄에 빠진 어르신들을 보면 누구나 잠시라도 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장병들이 현장의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자신의 집안일처럼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작업을 해줘 고맙게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은평구 핫플 '한옥마을' 주역 김미경 구청장 “문화 옷 입혀 경제 살리겠다”

서울 은평구의 ‘핫플레이스’는 단연 한옥마을이다. 각종 방송사에서 앞 다퉈 촬영을 나오고 주말이면 방문객들로 북적여 차를 댈 수 없을 정도. 서울시의회 도시관리위원장 시절 한옥마을 추진에 핵심 역할을 한 김미경(56) 은평구청장은 13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은평구는 자급자족할 산업구조가 마땅히 없는데 반해, 한옥마을 주변으로 국내 유일의 ‘북한산 한(韓)문화 체험특구’가 지정돼 있고 천년고찰 진관사와 한국고전번역원, 사비나미술관 등 문화ㆍ관광자원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평구라는 도시 위에 문화를 입혀 문화ㆍ관광이 은평구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생각은 구 운영 후반기의 역점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취임 2년이 지난 지금을 “성과를 낼 시점”이라고 밝힌 김 구청장은 중점 사업으로 문화경제벨트 조성과 교통 불편 해소를 꼽았다.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맞은편인 불광천 일대를 방송문화거리로 바꾸고, 서울혁신파크와 한옥마을 일대까지 연결되는 문화벨트를 만들어 '문화ㆍ관광 활성화→일자리 창출→경제활동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교통 대책 관련해선 “은평구를 지나는 지하철 3호선의 혼잡도 140.2%, 출ㆍ퇴근 때 통일로를 지나는 차량의 평균 속도는 시속 15㎞ 미만”이라며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선 교통 기반 시설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반드시 신분당선 연장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전체 424개 동 중에서 걸어서 10분 안에 지하철 이용이 불가능한 동은 170곳이고 그 중 대부분이 은평구와 서대문구에 위치해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2년이 지나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요즘 최대 관심사가 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은평구를 어떻게 안전하게 이끌고 갈지 크게 고민하고 있다. 전반기가 준비단계였다면 후반기는 성과를 낼 시기다. 은평구는 북쪽에서 들어오는 서울의 관문으로 통일 시대를 대비, 서울의 문화ㆍ경제 거점으로 거듭나기 위한 지역 활성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구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다.” -은평구의 지역내 총생산(2017년 기준)은 25개 자치구 중 21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어려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라면. “은평구는 교통, 인프라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다. 산업시설 역시 없어 베드타운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북한산을 끼고 있어 자연환경이 좋고 한옥마을을 시작으로 다양한 문화ㆍ관광 자원이 있다. 고전번역원이 이미 이전 개관했고 한국문학관이 2023년 12월에 완공된다. 그 주변으론 예술인 마을이 조성된다. 서대문구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들른 관광객을 은평구로 끌어오기 위해 불광천 일대를 미디어아트가 설치돼 있고 미디어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 방송문화거리로 만들 방침이다. 불광천 방송문화거리와 혁신파크, 한옥마을 일대를 문화벨트로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겠다. 문화 콘텐츠를 우리 구의 발전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교통 기반 시설 확충도 필수적이다. “2008년 이후 은평뉴타운과 인근 신도시 아파트의 급격한 공급(11만4,000세대)으로 교통수요는 계속 늘었다. 그런데 광역교통대책은 전무하다. 지하철 3호선만 해도 혼잡도가 140.2%에 달해 대체 노선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게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사업이다. 지난해 4월 예비타당성 조사 중간 점검회의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으나 창릉신도시 수요 누락 등이 있어 개선을 요청했다. 교통의 불균등은 우리 삶에 큰 차이를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신분당선 연장선은 반드시 조기 착공돼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 이외에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조기 준공과 통일새길 개설, 통일로 우회도로 건설 등을 추진해 열악한 교통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 -2주년 취임사에서 강조한 로컬 뉴딜 역시 지역 활성화의 일환인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일자리 창출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풀자는 것이다. 이런 고민 끝에 나온 게 ‘아이맘택시’다. 아이맘택시는 임신부와 영유아를 둔 가구가 무료(연중 최대 6회)로 이용할 수 있는 전용 택시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면서 동시에 면역력이 취약한 임신부와 영유아의 안전도 지킬 수 있어 일석이조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달부터 4대를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 은평구 내 약 21만 가구에 체온계를 무료로 배포하는 ‘1가구 1온도계 캠페인’도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사업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학술용역을 분석해 건강도시 은평 중장기 발전계획(2021~2024년)도 수립, 구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도시를 만들겠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여성 단체장은 김 구청장을 포함해 3명이다. 여성친화적인 은평구를 위해 어떤 정책을 추진하나. “7급 공무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인데 지금까지 여성 간부는 거의 없었다. 여성 공무원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여성 리더를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취임 후 첫 조직개편에서 은평구 최초로 여성을 인사혁신팀장으로 배치했다. 홍보기획팀장과 복지기획팀장도 여성을 전진 배치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했다. 조례를 개정해 지난해 1월부터 첫째 아이도 출산양육지원금을 지원하고, 지난 2년간 구립어린이집 37곳을 신규 개원해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 환경 만들기에도 힘쓰고 있다. 남은 임기 안에 구립어린이집 33곳을 추가로 설치해 110곳의 구립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있게 하겠다.” 진행=박석원 지역사회부장 정리=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