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자주 부러지는 '다발골수종' 암세포 잡는 NK세포 기능 회복법 알아내

입력
2024.03.1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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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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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골수종(혈장 세포암)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NK)세포 기능을 회복하는 방법이 확인됐다.

연세암병원 혈액암센터 김진석∙조현수∙정해림 교수, 연세대 의대 김소정∙곽정은 연구원 연구팀은 “다발골수종이 진행될수록 늘어나는 MIC 단백질을 중화(中和·neutralize) 처리하면 NK세포가 활성화돼 항암 효과가 향상한다”고 밝혔다.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은 골수에서 면역 기능을 하는 백혈구 일종인 형질 세포(plasma cell)가 암으로 변하는 병이다. 암세포는 비정상 암 단백질인 MIC 단백질을 분비해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대표적으로 골절·감염증·신부전 같은 장기 부전을 초래하며 감염증 위험성을 높인다.

다발골수종은 면역조절제·단백억제제·항체치료제 등 다양한 약을 복합해 치료하지만 완치하기 어렵고 자주 재발한다. 최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면역세포 치료 분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면역세포 치료란 우리 몸에서 존재하는 NK세포나 T세포 등 암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세포 독성 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치료다. 다발골수종 환자는 NK세포 기능이 떨어지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었다.

MIC 중화 항체가 다발골수종 환자 자연살해세포 기능을 회복시켜 항다발골수종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연세의료원 제공

MIC 중화 항체가 다발골수종 환자 자연살해세포 기능을 회복시켜 항다발골수종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연세의료원 제공

연구팀은 NK세포 기능을 저해하는 물질을 발견하고 세포 독성 세포의 저해된 기능을 다시 회복시켜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조사했다.

먼저 국제 다발골수종 연구재단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MIC 유전자 발현 정도가 환자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MIC 유전자는 정상세포에서 발현하지 않고 암 발생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현돼 면역 반응을 초래한다. 특히 MIC 유전자를 통해 발현한 MIC 단백질이 암세포에서 분비되면 주변 면역세포의 면역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실제 연세암병원 다발골수종 환자 혈액과 골수 혈장에서도 MIC 유전자가 형성하는 MIC 단백질 농도가 정상인보다 증가해 있었다.

다발골수종 환자 NK세포 독성에 관여하는 면역 표현형을 관찰하기 위해 유세포 분석을 진행했다.

작은 노즐을 통과한 혈액에 레이저 빔을 쏴 세포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MIC 단백질 농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NK세포 기능에 중요하게 관여하는 NKG2D 활성화 수용체 발현이 NK세포 표면에서 줄었다. 수용체 발현 감소는 NK세포의 암세포 공격력을 약화시켰다.

연구팀은 혈장 MIC 단백질을 중화하는 항체를 개발한 기업과 중개연구 협업을 통해 다발골수종 MIC 단백질에 중화 항체를 도입했다. MIC 단백질을 중화 항체 처리하면 NK세포의 NKG2D 수용체 발현이 회복돼 NK세포의 항다발골수종 효과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진석 교수는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중요한 면역세포 중 하나인 NK세포 기능 저하가 암세포에서 유래된 골수내 MIC 단백질에 의해 유발된다는 점을 밝혔다”며 “이번 연구는 NK세포 기능을 회복시켜 다발골수종 치료 성적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암 면역 치료 연구(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IF 10.9)’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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