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성체 줄기세포로 만든 3D 프린팅 ‘인공 기관(氣管)’ 이식 성공

입력
2024.03.0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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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연구진이 살아 있는 세포로 3D 프린팅해 만든 인공 기관을 환자에게 이식 수술하는 모습. 가톨릭중앙의료원 제공

가톨릭대 연구진이 살아 있는 세포로 3D 프린팅해 만든 인공 기관을 환자에게 이식 수술하는 모습. 가톨릭중앙의료원 제공

국내 연구팀이 다른 사람의 살아 있는 성체(成體) 줄기세포를 3D 바이오프린팅으로 ‘인공 기관(氣管·trachea)’을 찍어내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기관은 기도의 가장 윗부분에 있는 호흡기관으로 기존 수술법으로는 완벽히 복원하기가 불가능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해 기관을 환자 맞춤형으로 거의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다는 평이다.

김성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지난해 8월 동종 성체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난치성 기관 결손 환자용 맞춤형 3D 바이오프린팅 인공 기관을 이식해, 6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포스텍과 국내 생분해성의료제재 생산업체인 티앤알바이오팹 등과 함께 2003년부터 사람 신경능 유래 코 줄기세포의 분리·배양·분화능 특성 연구를 해왔다. 20년 만에 환자 맞춤형 3D 바이오프린팅으로 기관을 만들어 실제로 이식 치료한 셈이다.

갑상선암이나 두경부(頭頸部)암, 선천적 기형, 외상 등으로 기관이 좁아지거나 손상될 수 있다.

기존 기관 복원 수술은 매우 복잡하고 위험한 데다 기관을 원래 모습으로 완벽하게 되돌려놓기가 불가능하다. 이번 연구 성과는 살아 있는 사람의 세포를 실제 기관 구조와 유사하게 프린팅해 환자 맞춤형으로 원래 모습을 복원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코 막힘 증상을 치료하는 ‘코 하비갑개 수술’ 후 폐기되는 조직으로부터 성체 줄기세포와 연골세포를 얻고, 분리 배양했다.

그리고 가톨릭 서울대교구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 서울성모병원 바이오의약품 GMP 세포생산실에서 엄격한 바이오의약품 품질관리 공정을 통해 실제 성체 줄기세포와 연골세포를 바이오 프린팅해 3차원 맞춤형 인공 기관을 제작했다.

연구팀은 동종 성체 줄기세포를 활용한 인공 기관 이식을 위해 2021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계획서(IND)를 승인받았고, 다음 해 1월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로 승인받았다.

김성원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초로 살아있는 성체 줄기세포를 실제 3D 세포 프린팅 기술로 인공 기관을 만들어 이식에 성공한 사례”라며 “향후 추가로 진행될 각종 난치성 질환에 대한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개발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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