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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부터 고강도 걷기 운동하면 알츠하이머병 예방

입력
2023.09.1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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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연구팀, 걷기 운동과 삽화 기억 기능 연관성 규명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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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는 고령인에게서 가장 흔한 신경 퇴행성 질환의 하나다. 알츠하이머병 치매 초기에는 특히 삽화 기억 손상이 주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 증상개선제 외에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은 현재까지 치료보다는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년 이후 고강도 걷기 운동을 하면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저하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 교수(교신 저자), 최영민 교수(제1저자), 서국희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김현수 교수, 외과 김종완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서다.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 연구 및 치료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Alzheimer's Research & Therapy(Impact Factor 9)’ 8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65~90세 188명 중 인지 기능이 정상인 107명과 경도인지장애를 갖고 있는 81명을 대상으로 걷기 활동과 인지 기능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걷기 활동으로 인정되는 최소 걷기 시간은 1년 동안 총 32시간 또는 1년 동안 주당 40분 또는 특정 계절 4개월 동안 주당 2시간 수준으로 정의했다. 걷기 활동은 빈도 및 시간, 강도, 시작 연령 등으로 분류했다. 걷기 활동 시간의 경우 주당 6시간 이상은 ‘장시간’(50명), 주당 6시간 미만은 ‘단시간’(75명), 최소 걷기 활동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비걷기’(63명) 그룹으로 나눴다.

걷기 활동 강도에 따른 분류는 미국 메이오클리닉의 운동 강도 측정법에 의해 호흡과 땀, 대화 가능 여부 등에 따라 ‘고강도’(57명) ‘저강도’(68명) ‘비걷기’(63명) 그룹으로 분류했다.

걷기 활동 시작 시기에 따라 40~64세에 시작한 경우 ‘중년기 시작’(103명), 65세 이상에 시작한 경우 ‘노년기 시작’(22명)로 구분했다.

또한 다양한 영향 변수들을 통제하기 위해 전반적인 신체 활동, 식이 패턴을 통한 영양 평가, 혈액검사 및 알츠하이머병 관련 유전자 검사 등도 진행했다.

분석 결과, ‘비걷기’ 그룹에 비해 걷기 활동 그룹은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기능이 더 높았으며, 전반적인 인지 능력도 우수했다.

‘고강도’ 그룹은 ‘비걷기’ 그룹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기능을 포함한 전반적인 인지 능력이 우수했지만 ‘저강도’ 그룹은 다른 그룹과 비교해 인지 능력에 차이가 없었다.

또 중년기에 걷기 활동을 시작한 그룹이 노년기에 시작한 그룹보다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기능을 포함한 전반적인 인지 능력이 우수했다.

반면 걷기 활동 시간은 걷기 강도를 통제한 경우 인지 기능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욱 교수는 “이번 연구로 중년기에 땀이 나고 호흡이 가빠질 정도의 고강도 걷기 활동을 하면 알츠하이머병 인지 저하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걷기가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저하를 예방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알 수 없지만 걷기를 포함한 신체 활동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베타(Amyloid-β) 단백질 수준을 조절하고 신경 가소성(可塑性)을 촉진해 뇌 기능 퇴화를 막기 때문일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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