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확대 일주일... "3시간 걸쳐 배식, 종일 찜통" 급식실 비명

입력
2021.09.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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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교사들은 반기지만 ...급식실 노동 강도는 증가

14일 전업주부 이소연씨는 “이제야 2학기 개학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개학해도 원격수업만 듣던 초등 5학년생, 3학년생 이씨의 두 자녀가 지난 6일부터 주 2~3회 학교에 가기 시작해서다. 밀집도를 낮추려 시차 등교를 하다 보니 등교날짜와 시간이 일정치 않아 번거롭긴 하지만, 무엇보다 학교수업 못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만큼은 줄었다.

등교 확대, 학부모 교사 모두 만족하지만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전국 초·중·고등학생 등교율은 80.3%였다. 1학기 73.1%보다 7.2%포인트, 2학기 개학 직후인 지난달 30일 59.5%보다 20.8%포인트가 늘어났다.

교사들도 등교 확대 덕분에 학교수업이 수월해졌다고 말한다.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 교사 이모씨는 “이전에는 온라인수업 부분을 등교수업 때 복습해줘야 해서 진도 나가기도 어려웠고, 학생 간 수준의 편차도 심했다"며 "이 때문에 수행평가 문제 난도를 낮춰 예년 평균점수에 맞춰야 했는데 등교수업이 늘면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가격리 학생은 원격수업도 못 받는다

교육부는 지난달 학교에서 확진자가 생겨도 일부 자가격리를 하더라도 등교를 유지하라고 방역지침을 바꿨다. 등교 확대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자가격리 학생이 늘면서 원격수업조차 못 듣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학기 개학 이후 자가격리 학생 수는 △8월 25일 1만4,674명 △9월 1일 2만127명 △13일 2만7,845명으로 지난달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은평구에서 고2, 중2 자녀를 키우는 이지현씨는 등교 확대 직후인 지난 10일 둘째 아들의 동아리 친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주말 내내 불안에 떨었다. 이씨는 “아들을 포함해 같은 동아리 학생 5명, 같은 반 학생 20여 명이 자가격리하게 돼 결국 전 학년이 이번 주 원격수업하기로 했다”면서 “자가격리 학생이 적어 부분 등교하는 학교에서는, ‘등교 확대’ 조치 후 학생이 수업 못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돌밥돌밥’ 노동에 빠진 급식실 ... "지원책 나와야"

등교 확대와 방역조치로 급식시간이 대폭 늘면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교생 1,200여 명에 달하는 수도권 한 초등학교의 박모 교장은 “6일부터 4개 학년이 등교하면서 급식시간이 아침 10시반부터 오후 1시반까지 세 시간에 걸쳐지게 됐다"며 "급식시간을 마냥 더 늘릴 수 없어 전면등교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칸막이를 설치하면 한 칸 띄어앉기를 하지 않도록 방역지침을 바꿨다. 하지만 급식 종사자들은 방역지침으로 인한 추가 업무가 배 이상 늘었으니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충북 한 중학교의 급식 조리사 박미숙씨는 "점심시간이 11~13시로 늘어나면서 이미 만든 음식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준비시간이 더 앞당겨지다 보니 아침 8시반부터 대형 솥에 물을 끓이기 시작해 급식실이 하루 종일 찜통”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1학기 전면 등교를 시작한 대구의 경우 급식실 종사자 신규 채용이 169명인 데 반해 중도퇴사자가 46명에 달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업무강도가 세지다 보니 새로 뽑아봐야 금방 그만둔다는 얘기다. 경기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정유미 조리사는 “당장 급식 종사자를 더 뽑기 힘들다면 학교 방역인력이 배식이나 식당 칸막이 청소 같은 일이라도 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