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박병석 국회의장이 내놓은 검찰개혁 법안 중재안을 수용하면서 법안을 둘러싼 다툼이 일단락됐다. 민주당 측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은 진성준 의원은 "법안 내용에 일부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박 의장의 강력한 입장 때문에 중재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중재안 합의에 반발하고 있는 검찰에 대해선 "대단히 무도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진 의원은 22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중재안을 받아들인 이유로 "최후의 순간에는 국회의장께서 국회 본회의를 열어서 법안을 상정해주셔야 했는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법안은 상정해서 처리할 수가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셔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중재안에 대해 아쉬운 점도 있다면서 "많은 의원들이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은 부패·경제 범죄 분야 수사가 이관되는 시기가 정치적 합의(의 대상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의 중재안은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인 '6대 중대범죄' 중 4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는 법 시행 후 4개월 이내 경찰에 이관되고, 나머지 경제·부패범죄는 한국형 FBI(미연방수사국)로 불리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설립되고 나서 이관된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측의 불만은 중대범죄수사청 설립 등은 추가 입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사권과 기소권 완전 분리가 확정적이지 않다는 것인데, 진 의원은 "심사와 처리 과정에서 명문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일명 '검수완박' 법안을 주도한 강경파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박병석 의장의 최종 중재안 제안 과정은 헌법 파괴적"이라는 메시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남기기도 했다. 진 의원은 이에 대해 "국회의장이 가지고 있는 권한으로 합의를 과도하게 종용하고 밀어붙인 게 아니냐는 뜻인데 꼭 그렇게만 볼 수 없다"면서 "국회의장께서 양당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서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택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명분을 앞세워서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진전해 나가는 것이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게 아니냐는 판단으로 그런 결단을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성준 의원은 국회에서 검찰개혁 합의안이 마련된 데에 김오수 검찰총장을 비롯해 검찰 지휘부가 총사퇴로 반응한 것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 어느 공무원이 입법부인 국회의 합의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집단반발을 하나. 직역이기주의도 도를 넘은 것"이라면서 "검찰을 책임있게 이끌어야 할 지휘부가 총사퇴를 하면서 앞장서서 검사들의 조직적 반발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새 정부도 역시 국회 합의를 존중하고 그것을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검찰이 자중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고 직역이기주의,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움직임을 계속한다면 분명하게 법에 따라서 징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