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은행 예·적금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리인상기 투자보다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심화한 결과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10월 평균 광의통화량(M2)은 전월 대비 13조8,000억 원(0.4%) 증가한 3,757조9,000억 원이었다. M2는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수시입출식예금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협의통화·M1)에 정기예·적금, 시장형상품 등 약간의 비용(이자 포기 등)만 지불하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더한 유동성 지표다.
정기예·적금이 M2 상승을 이끌었다. 한 달 새 45조9,000억 원 뭉칫돈이 몰렸는데, 2001년 12월 통계 작성 이후 20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금리상승 및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됐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같은 이유로 이자가 거의 안 붙는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은 16조1,000억 원 줄었다. 역대 1위 감소폭이다. 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도 전월 대비 13조1,000억 원 줄면서, 평균 M1(1,294조7,000억 원)은 전월 대비 24조8,000억 원(1.9%)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M1은 3.5% 줄어 9월(-0.4%)에 이어 감소폭을 확대했다. 1년 전보다 5.9% 증가한 M2는 지난해 12월 이후 증가세가 둔화하는 양상이다. 한은 관계자는 "채권 등의 발행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시중 유동성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하고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