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일 만에… 팽목항 울린 귀환

입력
2014.10.2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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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마지막 시신 수습 후 기나긴 기다림 끝에 극적 발견

女 화장실서… 여학생으로 추정, 유속 빨라 오늘 새벽 인양키로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세월호 선체에서 단원고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실종자의 시신이 발견됐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실종자를 찾지 못하고 잠수수색만 벌인 지 102일만이다. 실종자 유가족들이 세월호 인양 대신 수색작업을 계속할 것을 결정한 다음날 극적으로 발견된 것이기도 하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28일 오후 4시 59분부터 잠수수색에 돌입한 잠수부가 오후 5시 25분쯤 세월호 4층 중앙 여자화장실에서 실종자 1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실종자의 부패가 심해 성별이나 옷차림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여자화장실에서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여성의 시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현재 수심 40m가량 아래 바닷속의 유속이 빨라 세월호 선체 안에 있는 시신을 인양하지 못하고, 시신이 유실되지 않도록 안전한 상태로 조치하고 철수했다. 시신은 현재 백골화가 진행돼 이전처럼 잠수사가 안고 나올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본부는 다음 정조시간인 29일 오전 4시 30분쯤 다시 잠수부를 투입해 인양할 계획이다.

시신은 안산 단원고 2학년 황지현(17)양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신원은 시신을 인양한 뒤 DNA 검사를 거쳐야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DNA 검사에는 약 12시간이 소요돼 신원은 29일 오전 시신이 인양되면 같은 날 오후쯤 나올 예정이다.

102일만의 실종자 발견 소식에 실종자 8가족이 있는 진도체육관은 한바탕 눈물로 술렁였다. 실종자 가족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인양이 진행되는 과정을 전해 들으며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을 중단하고 인양에 동의할 것인지를 논의했으나 투표 결과 5가족이 인양에 반대함에 따라 27일 수색작업을 계속해달라는 요구를 밝혔었다. 수색작업을 더 할 곳이 남아있다는 것이 가족들의 주장이었는데 추가 실종자가 발견된 선체 4층 화장실도 수색을 요구한 장소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당분간 선체 인양을 추진하기보다는 수색작업을 계속해야 할 명분이 높아졌다.

앞서 마지막으로 세월호 실종자가 발견된 것은 지난 7월 18일 오전 세월호 식당칸에서 수습된 여성 조리사였다. 이후 102일만에 실종자가 추가 발견되면서 세월호 참사 사망자는 295명, 남은 실종자는 9명이 됐다.

진도=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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