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호위함, 자위대 창설 후 첫 대만해협 통과… 중국 영공 침범에 맞불

입력
2024.09.2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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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발 고려 대만해협 통과 자제한 일본
연이은 군사 도발에 기시다 총리 강수 지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자위대 창설 이후 처음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일본은 그동안 중국 측 반발을 고려해 호위함의 대만해협 통과를 자제해 왔지만, 최근 중국 측의 잇따른 군사 도발을 넘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맞불로 대응한 것이다.

26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상자위대 호위함인 '사자나미함'이 전날 오전 동중국해로부터 대만해협을 항해하기 시작해 10여 시간 뒤인 같은 날 밤 해협을 빠져나갔다.

사자나미함의 대만해협 통과에 맞춰 호주와 뉴질랜드 해군 함정도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해상 자위대는 이날 남중국해에서 호주·뉴질랜드 해군과 합동 훈련도 실시했다.

자위대 호위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시로 이뤄졌다. 최근 잇따른 중국군의 일본 겨냥 군사 도발에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중국군 Y-9 정보수집기는 지난달 26일 일본 서남부 나가사키현 단조군도 앞바다 영공을 침범했다. 지난 18일에는 중국 1호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일본 오키나와현 요나구니지마와 이리오모테지마 사이 일본 접속수역을 항해했다. 요미우리는 "기시다 총리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으면 중국군이 도발 수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보고 해상자위대에 대만해협 통과를 직접 지시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은 대만해협을 어느 나라의 영해에도 속하지 않는 국제수역이라고 부른다. 미국과 캐나다 등은 '항행의 자유'를 보여주기 위해 주기적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독일 군함도 이달 22년 만에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그러나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은 대만해협을 국제수역이라고 부르는 데 반대하며, 미국과 유럽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할 때마다 반발해 왔다.

일본은 그동안 중국의 반발을 고려하고,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지 않기 위해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자제해 왔다. 일본 해상보안청 선박이 태풍을 피하고자 대만해협에 대기한 적은 있었다. 요미우리는 "중국 측 반발이 예상되며 중국군이 대응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