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매입을 제안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천문학적 액수의 민사상 벌금을 물어야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큰 자금줄을 찾고 있으며 머스크는 그중 한 명으로 꼽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여름 머스크에게 트루스소셜 매입 의사를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WP는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가 알려지기 훨씬 이전부터 소통을 이어온 셈"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는 트루스소셜뿐 아니라 정치나 사업 전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법 리스크'로 인한 선거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일에도 머스크를 비롯해 몇몇 고액 기부자들과 회동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선거 자금 모금을 위해 머스크를 포함한 인사들과 만났다며 "내가 대통령일 때 그를 도와줬다"며 머스크와의 인연을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7월 대통령 후보로 공식 확정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머스크가 연설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옛 트위터를 매입해 현재의 엑스(X)로 전면 개편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복구하는 등 친(親)보수·친공화당 성향의 행보를 보여 왔다.
하지만 머스크는 최근 어느 대선 후보에게도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회동 사실이 미국 뉴욕타임스에 처음 보도된 직후 엑스에 글을 올려 "미국 대통령 후보 어느 쪽에도 돈을 기부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머스크는 2020년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최근에는 비판적 입장을 취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