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 곡 작업 의지"... '위아래' 작곡한 신사동호랭이 숨진 채 발견

입력
2024.02.23 18:23
6면
강남 소재 사무실서 쓰러진 채 발견

티아라의 '롤리폴리'와 EXID의 '위아래' 등을 작곡한 신사동호랭이(본명 이호양·41)가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복수의 신사동호랭이 측근에 따르면, 그는 이날 서울 강남구 소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지인이 사무실에 쓰러져 있는 신사동호랭이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구급 요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K팝 시장 관계자들은 갑작스러운 그의 사망 소식에 깜짝 놀란 분위기다.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고 있는 기획사 관계자는 이날 "곡 의뢰 때문에 신사동호랭이와 어제 통화도 하고 카톡도 주고받았다"며 "우울하거나 이상한 기색을 못 느꼈고 평소와 똑같아 보였는데 사망 소식을 들어 믿기지 않는다"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 기획사 관계자가 전날 신사동호랭이와 주고받은 카톡 내용을 확인해 보니, 신사동호랭이는 '확신 듭니다' '하나 더 해서 얼른 드릴게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사망 이틀 전인 21일에도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그룹 트라이비의 신곡 안무 시안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신사동호랭이의 사망 소식에 그룹 트라이비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컴백 일정을 취소하는 공지를 올렸다. 트라이비는 신사동호랭이가 2021년 선보인 팀이다. 티알엔터테인먼트는 "신사동호랭이가 애정을 갖고 지금까지 달려온 트라이비 멤버들도 큰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는 상태"라며 "하지만, 신사동호랭이가 생전 트라이비와 마지막으로 준비해서 발매한 앨범인 만큼 신사동호랭이의 유지를 받들어 새 앨범 '다이아몬드'의 방송 활동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사동호랭이는 포미닛의 '핫이슈'와 에이핑크의 '노노노' 등 2010년 전후로 여러 인기곡을 만들어내 K팝 히트 작곡가로 불렸다. 신사동호랭이는 2005년 더 자두의 '남과 여'를 만들어 작곡가로 데뷔했다. 예명은 그의 게임 아이디에서 따왔다. 히트 작곡가로 활약하던 그는 2011년 AB엔터테인먼트를 세우고 2012년 EXID도 제작했다.

하지만, 신사동호랭이는 6,7년 전 경제적 어려움도 겪었다. 2017년 "사업 지인으로부터 비롯된 채무가 발생했고, 또 다른 업체에 빌려준 자금까지 회수하지 못했다"며 법원에 회생 신청을 내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티알엔터테인먼트는 "장례 절차 및 발인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가족 친지들, 동료들만 참석해 조용히 비공개로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