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령 동기 "해병대 전우들 모욕감 느껴...임성근 물러나야"

입력
2023.09.07 11:08
김태성 동기회장 MBC 라디오 인터뷰
"진실 밝히려던 박 대령 항명죄 오명"
"박 대령, 검찰단 다녀온 후 힘들어해"

항명 등 혐의로 국방부 수사를 받고 있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해병대 동기들이 "내가 모욕당하는 것 같다"고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박 대령의 동기인 김태성 해병대 사관 81기 동기회장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해병대 전우회 2차 입장문 발표를 계기로 적지 않은 전우들의 불만이 폭발된 듯한 양상"이라며 "전우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성토 글들이 굉장히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우들의 분노 원인은 채 상병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과 책임자 처벌은 고사하고 책임자 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더욱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던 박정훈 대령은 오히려 항명죄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전우들 사이에선) 마치 내가 모욕당하고 있다는 불쾌감으로 번지고 있고, 그런 느낌들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해병대 전우회는 고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와 관련해 지난달 14일 "일체 외부 간섭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문을 낸 데 이어 3주 만인 지난 5일 2차 입장문도 발표했다. 전우회는 2차 입장문에서 "자신보다 국가, 해병대 조직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이것이 싫다면 빨간 명찰을 떼어버리고 팔각모를 벗어라"고 촉구했다. 입장문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겨냥했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외압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임성근 해병 제1사단장에 대해서는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한다. 김태성 회장은 "(임 사단장이) 현장 지휘관들에게 메신저를 통해 직접 다양한 지시를 했다는 조사가 나오고 있다"며 "'작전권이 육군에 있었다, 그래서 나는 책임이 없다' 이런 궁색한 변명보다는 지휘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하루빨리 자리에서 물러나야 된다는 전우들의 목소리가 다수"라고 전했다.

박 대령의 최근 상황도 전했다. 김 회장은 "얼마 전에도 또 검찰단에 다녀왔다. 그래서 굉장히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박 대령이 군사법원이나 군 검찰 등에 출석할 때마다 동기들이 동행하는 데 대해서는 "해병대 전우이기 때문에 느끼는 책임감"이라고 답했다. 박 대령 동기들은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에 영장실질심사받으러 가는 박 대령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 해병대의 대표적인 군가인 '팔각모 사나이'를 부르며 응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남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