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자 최 회장이 엄호에 나섰다. 노 관장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유포해 최 회장 동거인의 인격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취지다.
노 관장은 지난 27일 김 이사장을 상대로 3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김 이사장의 부정행위 정도가 심하고 장기간에 걸쳐 지속돼왔다"며 "위자료 청구 금액에 대해선 "불륜으로 인한 이익의 극히 일부만 위자료로 토해내면 상관없다는 부정적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을 수 있도록 적정한 금액으로 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은 이날 노 관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최 회장 측은 "동거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은 법리적으로 승소 가능성이 전혀 없고 이는 노 관장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노 관장이 이혼소송 제기 후 5년이 지나 1심도 아닌 항소심에서 느닷없이 이런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실을 왜곡한 보도자료까지 무차별적으로 배포한 건 여론을 왜곡해 재판에 압력을 미치려는 매우 악의적인 행위"라고 전했다.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 보도자료에 대해서도 "개인의 인격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강조했다.
최 회장 측은 자신과 이혼 소송 중인 노 관장의 행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항소심에서 재판부와 이해관계가 있는 전관 변호사를 선임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재판부를 변경하는 등 변칙적 행위를 일삼았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665억 원을 분할하고, 위자료 1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혼인 파탄 책임은 최 회장에게 있다고 봤지만, 최 회장이 보유한 SK그룹 주식 절반을 달라는 노 관장 측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장외에서 맞붙은 건 처음이 아니다. 노 관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최 회장과의 이혼 소송 1심 판결에 대해 "유책 배우자에게 이혼을 당하면서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제대로 받지도 못하는 대표적 선례가 될 것이란 얘기를 들을 때마다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최 회장 측은 그러자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언론을 이용해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 해 심히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양측 항소로 2라운드에 돌입했다. 항소심은 서울고법 가사전담 재판부에서 심리한다. (관련 기사 : 노소영, 최태원 회장 동거인에 30억 위자료 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