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을 쏴 기간시설 등을 파괴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오전부터 전국에 공습 사이렌을 울리며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 실내 건물 안에 있는 민간인들에게 신속한 대피를 촉구했다. 남부 오데사의 막심 마르첸코 주지사도 “러시아군의 전투기가 공중에 떠 있고 칼리버 미사일을 장착한 군함도 바다에 있다”며 위험을 알렸다.
실제로 방공망을 피한 미사일이 곳곳에 떨어지기도 했다. 유리 이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이날 TV 방송에서 “우리 방공망이 러시아군이 발사한 자폭 드론 5개와 칼리버 미사일 5개를 격추했다”면서도 “하르키우와 자포리자로 발사된 S-300 미사일 35발은 격추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시 자포리자 지역에는 17발 이상의 미사일이 떨어져 에너지 설비 시설 등 기반시설이 파괴됐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 서부의 흐멜니츠키, 동북부의 하르키우, 중부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의 기반시설도 타격을 입었다. 이날 러시아군은 최소 70발에 이르는 미사일을 전 지역에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전선에 탱크와 중무장한 보병부대를 투입하며 진격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맞아 계획한 ‘대공세’를 위한 기선 제압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가 전날의 탱크·보병부대 투입에 이어 이날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습을 가한 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재 시점에 승기를 잡기 위함”이라고도 봤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투기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유럽 주요국을 순방 중이었는데, 이를 틈타 공세 수위를 높였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 일부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아닌 타국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여러 발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인접국인 몰도바와 루마니아 영공을 통과했다”며 특히 루마니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회원국인 만큼 이번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이 “나토와 집단 안보에 대한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몰도바 국방부는 실제로 “미사일이 우리 영공을 통과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루마니아 국방부는 “국경 동북쪽으로 35km 떨어진 곳을 지났을 뿐 우리 영공을 가로지르지는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