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에 피가 나오고 옆구리까지 아프면…

입력
2022.10.15 13:30
신우요관암, 전체 암의 0.6%

남성 이 여성보다 2배

소변이 모이는 신우나 소변을 운반하는 요관에 암이 생긴 것을 신우요관암이라고 한다. 2019년 전체 암 발생 중 0.6%(1,444건)에 해당할 만큼 국내 발생이 드문 암이지만 다른 조직으로 빨리 전이되므로 주의해야 하는 암이기도 하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2배 더 잘 생기는 신우요관암은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해야 할까. 3기까지 진행된 환자 절반이 5년 이내 사망하는 신우요관암 증상부터 치료법까지 육형동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에게 알아봤다.

-신우요관암이란.

“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일시적으로 신우에 모여있다가 요관을 타고 방광으로 흘러간다. 이렇게 소변이 흐르는 부위를 '요로'라고 하며 그 상피에 생긴 암종을 요로상피암이라고 부른다.

암종이 방광에 생기면 방광암, 신우나 요관에 생기면 신우요관암이 되는데, 대부분의 요로상피암은 방광에서 발생하고 5~10%만 신우와 요관에 생긴다. 신우요관암은 70대 이후에서 자주 발생하며, 여성에 비해 남성에게 2배 더 흔하게 발생한다.

암세포가 주변 조직을 침입한 정도에 따라 표재성(俵災性) 질환과 침습성 질환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점막에만 나타나는 표재성 질환에 비해 근육층까지 침범한 침습성 질환일 때 더욱 예후가 나쁘다. 신우요관암은 진단 시 66%는 침습성 질환, 10~20%는 전이가 있는 상태로 발견된다.”

-신우요관암을 일으키는 위험 인자는.

“흡연과 아리스토로크산 성분이 대표적 위험 인자다. 흡연은 신우요관암 발생 위험을 7배가량 증가시킬 수 있다. 허브나 몇몇 한약재에 함유된 아리스토로크산은 노출된 사람 10명 중 1명꼴로 방광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신독성 물질이다. 하루에 소주 1잔 정도의 반복적인 음주도 발병에 영향이 있다.”

-신우요관암 증상은.

“가장 흔한 증상은 혈뇨다. 70%의 환자에서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혈뇨가 있다. 환자 중 20~30%에서는 옆구리 통증도 흔히 관찰된다. 혈뇨로 인해 생겨난 혈전이 요관을 막거나 소변 흐름에 장애를 일으켜 옆구리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 밖에 체중감소, 피로, 발열, 식은땀 등 암과 관련된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신우요관암 진단법은.

“기본적인 진단법은 혈액 및 소변검사다. 이 밖에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한다. 암세포가 요관 부위에 생긴 요관암의 경우 요관내시경검사 및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신우요관암 환자가 방광암을 동반하는 경우도 17% 정도 되므로 방광 내시경검사도 실시하고 있다.”

-신우요관암은 어떻게 치료하나.

“우선적인 치료법은 수술적 절제이다. 대표적인 수술법으로 ‘근치적 신장요관 적출술’이 있다. 암이 있는 신우·요관의 위쪽에 위치한 콩팥에서 요관 끝부분이 포함된 방광 일부까지 제거하는 방법이다. 필요 시 주변 부위 림프절도 같이 적출할 수 있다.

최근 ‘부분 요관 절제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하부 요관 부위에만 암이 있는 경우 이 방법으로 신장을 보존하면서 암 부위만 제거할 수 있다.

암이 신우 부위에 생긴 저위험 환자 중 일부는 내시경 치료를 새로운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 이는 내시경을 통해 암을 레이저로 태우는 치료 방식인데, 암 재발 위험이 높아 대상이 되는 소수 환자에게만 시행한다.”

-신우요관암의 수술 예후는.

“신우요관암은 수술 후 방광에서 재발할 가능성은 30%, 반대쪽 신우·요관 부위에서 재발할 가능성이 10%다. 만일 신우요관암이 3기 이상인 경우, 5년 생존율이 50% 정도로 낮으므로 예후가 좋다고 할 수 없다.

이에 신우요관암은 수술 후에도 세심하고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보통 수술 후 5년은 3~6개월마다, 10년까지는 1년 간격으로 추적 관찰을 실시하고 있다.”

-신우요관암을 예방하려면.

신우요관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진단 시 10~20%는 다른 장기에 전이된 상태로 발견된다.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므로 흡연자라면 꼭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또한 소변검사·복부 CT·복부 초음파검사 등 매년 1회씩 정기 검사를 받길 바란다. 만약 혈뇨·옆구리 통증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내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