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54)이 17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경기 의정부시 갱생시설에 거주할 것이라는 소식에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김동근 경기 의정부시장은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근식이 의정부에 있는 법무부 산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에 입소 예정인 것을 확인했다"며 "법무부 장관에게 의정부 갱생시설 입소 지정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날 오후 법무부 국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경기도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입소 예정지는 영아원과 아동일시보호소, 초·중·고등학교 6곳이 밀집한 지역"이라며 "법무부에 재고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의정부지역 온라인 카페에는 김근식이 의정부 갱생시설에 입소할 것이란 소문이 전해진 전날부터 반대 글이 쇄도하고 있다.
맘카페의 한 회원은 전날 오후 "형량을 마치고 나온 흉악범 김근식이 의정부 일대를 돌아다닐 것을 생각하면 너무 무섭고 소름 끼친다"며 "(갱생시설) 주변에 학교도 많고 아동보호시설도 바로 옆인데 걱정된다"고 적었다. 다른 회원도 "갱생시설이 많을 텐데 왜 하필 학교도 많은 곳에 배정한 것인지 기분이 좋지 않다"며 "동서남북으로 사방이 학교이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썼다.
지역 카페의 한 회원도 게시판에 글을 올려 "조두순이 안산에 터를 잡은 후 주위 어린이집, 유치원이 다 문 닫고 아이들 있는 집들은 모두 이사가 동네가 폐허가 됐다"며 "폐허 같은 의정부 만들 셈이냐, 의정부에 이사 올 것 같냐고 의정부시에 민원 전화를 넣었다"고 말했다.
김근식은 2006년 징역 15년을 선고 받고 복역 중으로 17일 출소한다. 그는 복역 전 서울 강서구에 주소지를 뒀지만 현재는 말소된 상태다.
김근식은 2006년 5~8월 인천 서구와 계양구, 경기 고양과 시흥, 파주에서 9~17세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했다. 2000년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폭행을 저지르고, 징역 5년 6개월을 살고 나온 지 불과 16일 만에 11건의 범죄를 추가로 저지른 것이다.
그는 범행 후 동생 여권으로 필리핀으로 도주했다가 도피처를 마련하지 못해 9일 만에 귀국했다. 귀국 이틀 뒤 경기 고양에서 12세 여아를 강제 추행한 그는 여관 등을 전전하다가 공개수배 다음날인 2006년 9월 19일 경찰에 붙잡혔다. 김근식은 지난해 9월 출소 예정이었지만, 수감 중 동료 재소자를 폭행해 형기가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