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쩍 살 오른 김정은... 방역 스트레스로 ‘요요’ 왔나

입력
2022.05.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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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신규 발열자 이틀째 8만 명대"

지난해 다이어트에 성공해 갸름한 턱선을 드러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1년 만에 '요요 현상'이 찾아왔다. 최근 주재한 각종 회의에서 체중이 급격히 불어난 모습을 보였는데, '김정은 체제'를 흔들 뻔했던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스트레스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29일 북한 노동신문 보도에 등장한 김 위원장은 목 둘레가 꽉 낀 셔츠 차림이었다. 최근 공개된 다른 사진에서도 얼굴에 살집이 오르고 혈색이 어두워졌다. 지난해 12월 28일 당 전원회의 때 비슷한 셔츠를 입었지만 당시엔 목 둘레가 헐렁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김 위원장의 다이어트가 화제가 된 계기는 지난해 6월 노동당 정치국 회의였다. 얼굴이 부쩍 야위고, 과거에 꽉 끼던 안경테가 남아돌면서 '건강 이상설이 돌았다. 지난해 9월 9일 정권수립 기념 93주년 열병식과 12월 28일 당 전원회의에서는 더욱 말끔해진 모습으로 등장해 일본 언론에서는 대역설까지 제기할 정도였다. 이러한 체중 감량으로 인해 지난해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정치인 순위 3위에 올랐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외모 변화는 건강 이상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이자, 북한 체제와 직결되는 중요한 정보다. 국가정보원이 김 위원장 체중 변화와 건강 상태를 주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정원의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집권 초기였던 2012년 90㎏ 수준이었던 김 위원장 체중은 2014년(120㎏)→2016년(130㎏)→2019년(140㎏)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20㎏ 감량에 성공해 7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김 위원장이 비만형 체형에다 심혈관계 가족력이 있는 만큼 여러 차례 체중 감량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체중이 부쩍 늘어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난 12일 코로나19 감염 보고 등 체제 위협 요인 발생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가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12일 이후 총 6차례 방역회의를 주재했는데 도중에 줄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됐다. 올 들어 광명성절로 불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80주년 생일(2월 16일)과 태양절로 명명된 김일성 주석 110주년 생일(4월 1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4월 25일) 열병식 등 대형 정치 이벤트에 따른 피로 누적에 스트레스까지 가중된 셈이다.

이달 들어 김정은 후계설을 최초 공표했던 양형섭(96)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후계 교육을 담당한 현철해(87) 원수 등 체제를 지탱해주던 국가 원로들의 잇단 사망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현 원수와 각별했던 김 위원장은 국가장의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빈소를 찾아 울먹이거나 관 운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29일 김 위원장이 전날 주재한 정치국 협의회를 통해 "전국적 범위에서 전염병 전파 상황이 통제, 개선되고 있는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 발열환자는 8만9,500여 명으로 이틀째 10만 명 이하를 유지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은 한때 신규 발열환자가 39만여 명대를 기록했었다.

정승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