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회의장 향한 '삿대질' 지적에 "다섯 손가락 참하게 모았을 뿐"

입력
2022.05.01 10:10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박병석 의장 향한 발언
'검수완박' 입법 도중 "당신의 민주주의가 이런 건가"
민주당 "인사패싱" "'앙증맞은 몸' 발언 인권침해적"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30일 본회의장에서 의사진행발언 도중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거친 표현을 해 비판을 받자 "누가 제가 삿대질했다 하느냐"고 반박했다.

배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를 사뿐히 즈려밟고 지나간 국회의장께 펼쳐든 다섯 손가락 참하게 모아서 당신이 외면한 민주주의 본질을 물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배 의원이 공유한 사진은 그가 발언 도중 박 의장을 가리키는 국회 기자단 공동취재 사진이다.

앞서 배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일명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로 불리는 검찰개혁 법안 중 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박 의장을 향해 거칠게 항의했다.

그는 "오늘 국회의장은 아주 옹졸한 모습으로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방문을 거절하고 의장실 앞 면담을 요구하며 늘어 서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의장실 당직자와 경호인들을 앞세워서 무차별적으로 밀어붙였다"며 "그 과정에서 제발 멈추라, 서라 요구했음에도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국민의힘 의원 위로 밟고 지나가기 위해 앞줄에 앉아 있는 여성들을, 카메라 밑으로 보이지 않는 장면들을 짐작하고 구둣발로 저희 여성들을 걷어차며 용맹하게 이 국회의장석으로 올라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 의원은 뒤를 돌아 박 의장을 바라보고 "당신이 요구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겁니까, 말씀해 보십시오"라고 외치며 삿대질을 했다. 그는 발언 전후 국회의장과 객석에 인사를 하는 관례도 의도적으로 무시했고 박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 의장은 이에 별다른 반응 없이 "배현진 의원 수고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배 의원의 행동이 박 의장에 대한 결례였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본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박 의장에게 도를 넘어선 모욕적 발언을 한 배 의원에게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장과 의원이 상호 존중의 의미를 담아 하는 인사도 패싱하며 예의 수준을 드러낸 건 그렇다 쳐도, 대한민국 입법부 수장에게 국민이 지켜보는 발언 중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든 모욕적 언사를 행한 배 의원은 국민 앞에 반드시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보여준 모습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소리 지르며 항의하기, 야유하기, 발구르기, 삿대질하기, 째려보기 등 그들은 검찰개혁에 반대할 뿐 아니라 민주적 토론 역량과 태도가 부재함을 보여주었다"면서 "특히 의장과 의원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국회의장에게 '그 앙증맞은 몸을'이라는 인권침해적 발언을 거침없이 해댄 배현진 의원 행태는 참으로 놀라웠다"고 비판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