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아들, '4급 판정' 변경 두달 만에 유럽 일주일 여행"

입력
2022.04.27 22:12
인재근 민주당 의원 지적
진단서엔 '장거리 보행시 통증 재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 정모 씨가 척추 협착으로 병역 4급 판정을 받은 지 약 2개월 만에 가족과 일주일이 넘는 동유럽 여행을 했다는 주장이 27일 나왔다. 경북대 의대에 편입학해 재학 중인 아들 정씨는 지난 2010년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2015년 재검을 거쳐 사회복무요원(4급 보충역) 소집 대상으로 판정이 달라져, 판정에 정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 아들 정씨는 2015년 10월 29일 아버지가 재직 중이던 경북대병원에서 허리 통증을 이유로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열흘 후인 11월 6일 대구경북지방병무청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정 후보자 가족은 같은 해 12월 27일 동유럽 4개국 관광·크로아티아 일주 여행패키지를 예약했고 이듬해 1월 20일에 체코 프라하로 출국했다. 인 의원실이 확보해 공개한 2015년 10월 29일자 병사용 진단서에는 '상기환자 장거리 보행시 통증이 재발될 수 있다' '증상 악화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음'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같은 날 받은 진료기록에도 '왼쪽 다리가 당기고 아프다'는 내용과 '하지 직거상 검사상에서 30도에서(+)'라고 돼 있다. 이 검사는 환자가 누운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다가 통증을 느낀다고 하는 지점을 측정하는 것이다.

인 의원은 "정씨가 척추협착 판정을 받고 두 달 만에 (왕복) 약 24시간 비행과 동유럽 4개국 관광·크로아티아 일주를 한 것을 두고 의혹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씨가 허리통증으로 첫 진료를 받았던 2013년 9월 11일 기록에는 5주 전부터 통증이 있었다고 나오지만 그는 한 달 전 홍콩으로 5일간 가족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명확한 진상 규명을 위해 2015년도 재검 당시 MRI(자기공명영상) 영상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이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