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터키에 건설한 세계 최장 현수교 '차나칼레 대교'가 18일(현지시간) 개통됐다.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각종 첨단 공법을 선보여 'K-건설'의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했다는 평가다.
20일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차나칼레 대교가 지난 18일 개통식과 함께 운영에 들어갔다. 개통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양사 임직원이 참석했다.
차나칼레 대교 프로젝트는 다르다넬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3.6㎞의 현수교와 85㎞의 연결도로를 건설하고 약 12년간 운영한 후 터키 정부에 이관하는 BOT(건설∙운영∙양도)방식 민관협력사업이다. 이스탄불신공항, 이스탄불대운하와 더불어 에르도안 대통령의 '3대 메가 프로젝트'로 불린다. 국내 최장 현수교인 이순신대교를 공동 건설한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2017년 '팀 이순신'을 구성해 일본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다.
현수교는 해상 특수교량 중 시공 및 설계 난도가 가장 높은 분야로 꼽힌다. 특히 차나칼레 대교는 '마의 2㎞'를 뛰어넘는 주경간장(주탑 간 거리) 설계로 세계 건설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전까지 최장 현수교는 1998년 준공된 일본 아카시 해협 대교(주경간장 1,991m)였는데, 차나칼레 대교가 터키공화국 수립 100주년(2023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3m로 설계되면서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건설 과정에도 최첨단 토목공학 기술이 총집약됐다. 프랑스 에펠탑(320m)보다 높은 주탑(334m)은 속이 빈 사각형 상자 모양 블록을 레고 쌓아 올리듯 설치했고, 초고강도 케이블은 1,960메가파스칼 급의 현존 최고 인장강도(끊어지기 전까지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를 가진 강선을 사용했다. 다르다넬스 해협의 강풍을 견딜 수 있도록 상판에는 비행기 날개 모양의 트윈 박스 거더(TWIN BOX GIRDER)를 적용했다.
팀 이순신에는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 외에도 다양한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 협력사들은 2,433억 원 규모의 매출 창출과 함께 세계시장 진출 기회를 마련했다.
이동희 DL이앤씨 토목사업본부장은 "세계 1등 기술력과 디벨로퍼 역량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글로벌 디벨로퍼 시장을 집중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식 SK에코플랜트 에코솔루션BU 대표는 "한국 건설사의 높은 기술력과 시공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한 건의 중대 사고 없이 준공을 해 더욱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