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서울시)와 최민정(성남시)의 불편한 동행이 길어질 전망이다. 이들이 준비 중인 세계선수권대회가 예정보다 2주가량 연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여파로, 캐나다 빙상경기연맹과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일정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8일부터 20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선수권이 다음달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선수권은 동계올림픽 다음으로 큰 국제대회로, 한 시즌을 마감하는 대회여서 선수들의 참가 의지가 높다.
이번 대회는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당국이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에게 격리 면제 혜택을 주지 않기로 하자, 캐나다 빙상경기연맹은 개최권을 반납하기로 했다. 하지만 개최를 희망하는 회원국이 나오지 않자 캐나다 연맹 측은 기존대로 대회를 열기로 했다.
대회가 최소 2주 가량 연기되면서 대표팀 훈련 일정이 길어지게 됐다. 대표팀 선수들은 2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 3일부터 12일까지 합숙 훈련을 한 뒤 13일 캐나다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징계 해제로 대표팀에 5개월여 만에 합류한 심석희가 입촌 직전 취재진에게 사과문을 돌리며 반성의 모습을 보였지만, 최민정 측은 훈련기간 심석희의 사적인 접근금지를 요구하며 갈등이 재점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2일 코로나19에 확진돼 입촌하지 못한 김아랑(고양시)도 회복할 시간을 벌어 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높다.
심석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최민정을 향한 고의 충돌 의혹과 최민정, 김아랑 등을 향한 험담 파문으로 지난해 10월 대표팀에서 제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