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가 '콕콕'… 춥고 나른해도 먹고 눕지 말아야

입력
2022.01.15 08:20
위식도 역류 질환, 겨울철에 가장 많이 발생

퇴근 후 저녁을 먹은 뒤 포만감과 나른한 기분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파나 침대를 찾아 몸을 눕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습관적으로 TV나 스마트폰을 켜놓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눕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무심코 하는 행동이 지속될 경우 소화기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식도와 위 사이에는 식도 조임근이 있다. 이는 트림을 하거나 음식을 삼킬 때에만 열리고 평소에는 닫혀 있어 음식물이 역류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나 식사 후 바로 눕는 등 나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위산이나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면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위식도 역류 질환은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 외에도 겨울이라는 계절 특성상 면역력이 저하되고 연말연초 과음이나 과식, 야식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의 위식도 역류 질환을 살펴보면 12월에는 2018년 76만3,930명, 2019년 81만5,242명, 2020년 78만5,955명이 발생해 겨울철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역류성 식도염의 대표적 증상은 가슴 쓰림과 명치 부위가 타는 듯한 작열감, 통증 등이다. 또한 인후두 이물감, 쉰 목소리, 신물, 만성 기침 등이 있으며 환자의 증상 및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대부분 만성질환인 위식도 역류 질환은 재발이 잦기에 지속적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 위산 분비를 줄이기 위한 약물을 복용하면서 역류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 약물 치료와 더불어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위산 역류로 인해 궤양, 식도 출혈 및 협착, 천식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치료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지연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과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겨울철에는 몸도 무거워지고 기름진 음식 등 소화기 기능에 부정적 습관이 생기기 쉬운 만큼 건강한 생활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과장은 “복통은 위,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에서 생길 수도 있지만 간혹 심장 등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참지 말고 의료기관을 내원해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겨울철 소화기 건강을 위해서는 과식을 삼가고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 조금씩 나눠 먹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하부 식도괄약근 압력을 줄이는 초콜릿, 마늘, 양파, 계피, 술 등과 식도 점막을 자극하는 신맛이 나는 과일 주스, 토마토, 탄산 등은 섭취를 삼가야 한다.

침대 머리를 올리거나 왼쪽으로 누워 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보통 식사 후 역류가 발생하므로 식사를 마친 후 3시간 정도는 눕지 않는 등 식사와 수면 사이에 시간적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저녁을 늦게 먹었거나 야식을 먹었다면 가벼운 산책 등으로 소화를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