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자신 임기 중 마지막 '국민과의 대화' 도중 부동산 질문이 나올 때 "드디어"라고 말한 장면을 두고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진심이 나오는 추임새였다"고 떠올렸다.
탁 비서관은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 문제(부동산)에 대해 대통령의 말씀, 태도 그리고 한숨이 모든 걸 다 대변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 질문을 받았을 때 대통령이 고개를 약간 숙이시면서 '드디어 이 질문이 나왔군요' 할 때 '드디어'가 문재인 정부의 가장 가슴 아프고 죄송하고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만드는 딱 그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문 대통령께서) 2년 전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만은 자신 있다'라는 발언을 하신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이 혹시 그 발언을 떠올리면서 '드디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한 게 아닌가 싶다"고 하자, 탁 비서관은 "식은땀은 지금 난다"며 "그럴 수 있다"고 했다.
탁 비서관은 2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있었고 여러 국가적 위기 상황이 있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부동산 문제가 많은 분들에게 실망, 그리고 아쉬움을 남겼던 대목이기 때문에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 입장에서는 여러 차례 송구스러움을 표현하셨다고 덧붙였다.
'국민과의 대화'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 "제가 평가를 박하게 하면 스스로 아쉬울 것 같고, 너무 후하게 하면 자화자찬이냐고 할 거다"며 "평가는 국민들에게 맡기겠다"고 비껴갔다.
'코로나19 민생경제가 주된 화두였고 정치나 외교·안보는 일절 없었는데 청와대 요청이었냐'는 질문에는 "KBS와 기본적인 합의사항이었다"며 "코로나19 일상 회복을 주제로 해서 일상 회복과 관련된 것을 집중적으로 다루려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지나치게 주제를 확대했을 경우 특정 주제에 편중되거나 혹은 아주 자극적이고 때론 아주 정치적인 주제에 함몰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 시기에 가장 중요한 건 일상 회복과 그 이후의 계획이니까 그런 쪽에 중심을 맞춰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내용에 대해선 저를 포함한 청와대가 관여한 적이 없다"며 "무대본도 무대본이지만 거기 앉아 계신 국민을 선택하는 것, 그분들에게 어떤 질문을 끌어내려고 하는 것, 심지어 대통령 답변까지도 청와대 및 청와대 참모들이 개입한 건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과의 대화'가 끝난 뒤 "문 대통령은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고 자신만의 환상에 빠진 돈키호테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국민의힘 비판 논평에 대해선, 오히려 "돈키호테의 가장 명문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문장,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며 그리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끝까지 잡으러 나가겠다' 그렇게 보니까 또 상당히 긍정적 평가가 아닌가"라고 답했다.
이에 진행자가 "그런 걸 보고 꿈보다 해몽"이라고 하자 탁 비서관은 "야당의 그런 평가가 일정 부분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하고, 어느 정도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게 과하면 자기비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탁 비서관은 이어 "국민과의 대화의 가장 방점이 찍혀 있는 부분 중 하나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갖고, 우리가 해왔던 성취에 대해 인정하자'다. 그런데 그걸 부정하면 현실을 부정하게 되고 미래를 부정할 수도 있다"며 "마치 우리가 헤어 나올 수 없는 어려움에 빠져 있는 것처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탁 비서관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쇼만 기가 막히게 잘한다"고 비판하는 것을 두고 "모든 정치인들 특히 야당이 그런 말을 많이 하는데 본인들이 하는 거랑 뭐가 다른 건지 모르겠다"면서도 "제가 봤을 때는 딱 한 가지 차이밖에 없다. 잘하고 못하고"라고 받아쳤다. "지금은 잘한다는 말씀이냐"고 묻자 탁 비서관은 "말을 안 하겠습니다만, 본인들이 항상 대통령이나 혹은 문재인 정부 두고 '쇼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딱 한 가지가 다른데 잘하느냐 못하느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