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이야기는 한국 사회 고민의 중심에 암울한 경제전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 세계적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국무부에서도 화제의 중심이 됐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한국 사회의 경제적 좌절감과 승자 독식 논리가 반영됐다는 자체 분석을 내놨다.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가 15일(현지시간) "국무부 전문은 오징어 게임에서 한국 정치의 메아리를 본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매체가 입수한 전문은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설명하며 "한국 양대 정당의 대선 주자들이 스캔들에 휘말린 가운데 고도로 계층화된 한국에서 반향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어두운 이야기의 중심에 평범한 한국인들이 느끼는 좌절감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청년 세대의 좌절감에 주목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앞세운 대선 주자들의 선거 유세가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유세 발언이) 취업, 결혼,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의 정치적 냉소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FP는 "미 외교가는 오징어 게임이 양대 정당의 부패 혐의로 훼손된 대선의 정치적 시대정신을 포착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장동 의혹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가족의 비위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킨 상황도 설명했다. 이어 "윤 후보 측근인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수백만 달러의 퇴직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징어 게임 속 상금과 이 퇴직금을 동일시하는 밈(Meme·온라인상에서 놀이처럼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이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이 전문에 관한 매체의 언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해외 외교관들이 해당 국가 내 동향 분석 등을 전하는 전문의 특성상 작성 주체는 주한 미국대사관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