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열린 국회의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예상대로 ‘이재명 무료 변론’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도배됐다. 국민의힘은 과거 송 후보자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료 변론’한 것을 두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몰아붙였고, 더불어민주당은 “사회 상규에 따른 관행”이라며 적극 엄호에 나섰다.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수임료를 100만 원 이하로 받은 적 없는 송 후보자가 이 지사의 상고이유보충서에 이름을 올렸다”며 “청탁금지법 기준(100만 원)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전주혜 의원도 “후보자 본인의 시간을 투입해 (상고이유서를) 검토한 만큼 부정 청탁의 소지가 크다”고 거들었다.
앞서 송 후보자는 이 지사가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자, 변호인단에 합류해 수임료를 받지 않고 소송 서류를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상고이유서를) 한 번 읽어보고 이 정도 내용이면 동의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진행해도 좋다’고 얘기한 것”이라며 “수임료 관련 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사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후배일 뿐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었으며 직무관련성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 측도 송 후보자를 감쌌다. 이 지사 대선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민변에는 공익적 부분과 관련된 사안으로 수사ㆍ재판을 받을 경우 지지 의미에서 변호인 이름을 올리는 관행이 있었다”면서 “이번 사안도 경찰권 남용 측면이 높다고 판단돼 민변 회장 출신인 원로 변호사들이 지지한다는 뜻으로 이름을 올린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명의신탁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송 후보자는 1988년 전남 고흥 일대 임야 4만6,281여㎡(1만4,000여 평)를 매입해 중개인 이름으로 명의신탁을 했다가 1996년 배우자 이름으로 등기를 이전한 사실이 있다. 이에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1995년 부동산실명제 시행을 계기로 임야를 부인 명의로 이전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송 후보자는 “본래 즉시 명의를 받아야 하는데 신경 쓸 여유가 없어 방치해뒀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에는 명의신탁이 대법원에 의해 인정된 제도여서 불법은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