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본경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 공방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여론 속성상 1, 2위 싸움에 집중되면서 다른 후보들은 자신을 알릴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나머지 4명의 후보들은 이러한 악순환을 끊고 새로운 구도를 만들고자 연일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설전을 벌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과 지역주의 조장 논란 등은 휘발성이 큰 소재들이다. 과거 회귀적인 네거티브라는 당내 지적을 받자, 이제는 지방자치단체장 재임 시 공약이행률을 둘러싼 '소·닭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이재명·이낙연 네거티브전을 '블랙홀'로 규정하고 "다른 후보들이 무슨 말을 해도 '이슈'가 되지 않는다"며 하소연했다. 네거티브라는 비판에도 양 측은 전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른 캠프 관계자는 "양측이 계속 싸우면 각자의 지지층 결집은 물론, 아직까지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도 여기에 휩쓸리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라며 "양강 구도를 깨지 못한다면 두 사람의 싸움에만 이목이 쏠리는 것이라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지도부와 경쟁주자들에게 여러 제안들을 던지고 있다. 직접 띄운 의제들로 판을 흔들어보겠다는 시도다. 당 지도부에 '경선 후보검증단' 설치를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30일엔 경쟁후보들에게 '일 대 일 맞짱토론'을 제안했다. 일단 박용진 의원이 호응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에 대한 견제구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소·닭 설전과 관련해 "경선을 소판·닭판으로 변질시키지 말라"며 싸잡아 비판했다. 최근 이 전 대표 측의 단일화 프레임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두관 의원은 '모두를 향한 공격수'가 됐다. "점잖게 하니까 아무도 주목을 안 한다"고 토로했던 김 의원은 앞으로 '거친 공격'을 통해 이목을 끌겠다는 심산이다.
지난달 28일 TV 토론에서 이 지사가 직접 방역지침 위반 현장을 급습한 것에 대해선 "사또"라고 비판한 데 이어 31일에도 "단속 현장에 나타날 대통령,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비꼬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서는 장관 재임 시 무리한 징계 시도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부상하는 데 기여했다며 '패잔병'이라고 표현했다.
박용진 의원은 '정책 검증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당장 1, 2위 후보 간 설전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겠지만, 결국에는 정책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의원은 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국부펀드는 세금 한 푼 들어가지 않는다. 다른 후보들은 '나랏돈 물 쓰듯 쓰기' 대회에 나오셨다"고 쓴소리를 했다.
추 전 장관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 맞춤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여야 합의로 하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한 결정에 대해 가장 먼저 비판의 목소리를 낸 후보가 추 전 장관이었다. 추 전 장관 측은 네거티브 전과 별개로 정책 행보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추 전 장관 측은 "지대개혁, 신세대평화, 에코정치 등 공약 1~3호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