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필드 닥터 9년…'스포츠 전문의'로 변신하는 김준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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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30 08:00


스프링캠프를 앞둔 각 구단의 화두는 부상 방지다. 11명의 트레이닝 진용을 갖춘 LG는 의료진도 10개 구단 중 최대 규모다. 팀 닥터 3명이 따로 있고, 정규시즌 홈 경기에 로테이션으로 상시 대기하는 필드 닥터만 15명이다. 2월 1일부터 경기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에도 주말마다 3명씩 조를 꾸려 선수들의 몸 상태를 면밀히 체크할 예정이다. 2012년 필드 닥터 1호로 합류해 10년째 선수들의 부상을 관리하는 김준엽 원장은 지난해까지 해외 스프링캠프에도 동행했던 베테랑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부상 선수가 유난히 많았던 LG는 트레이닝ㆍ의료 파트를 강화하면서 효과를 봤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2013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후 암흑기에서 벗어난 원동력 중 하나로 꼽는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김 원장은 특히 어깨와 팔꿈치 전문으로 투수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필드 닥터의 주 업무는 잠실 홈 경기 사고 대처다. 경기 중 부상자가 나오면 신속하게 진단하고 후속 조치를 한다. 선수뿐 아니라 관중들의 부상 등 야구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응급 상황 대처는 필드 닥터의 몫이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이 긴장의 연속인 고된 직업이다. 야구 관련 모든 종사자가 그렇듯 김 원장 역시 야구팬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LG에서 시작된 야구와 인연으로 2018년부터는 한국야구위원회(KBO) 팀닥터 협의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고,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팀닥터도 맡았다. 이밖에 대한 스포츠 의학회, 대한 견주관절 의학회 등에서 견주관절, 외상 및 스포츠 분야에 대한 연구 및 학회 활동도 지속적으로 해 왔다.


지난해까지 12년간 종합병원과 대학병원(한양대 명지병원 부교수)에서 일한 김 원장은 이런 경험을 토대로 스포츠 전문의로 꿈을 펼치고자 개원(양천구 목동 소재 210 정형외과)을 앞두고 있다. 구본학 전 배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너도 합류했다. 김 원장은 "그 동안 정형외과 진료에서 부족했다고 느꼈던 'Return to sports (스포츠 활동으로의 복귀)'와 'Return to previous healthy activity (or status) (이전 건강 활동 상태로의 회복)'을 중점에 두고 환자들을 돌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단순히 약물을 통해 통증을 없애는 단기적인 치료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통증 재발의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해 환자의 화려한 봄날을 되찾은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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