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삼킬 때까지 아이 다리 밟아... 학대 교사는 어린이집 원장 딸"

입력
2020.10.25 17:20
피해아동 부모, 학대 관련자 엄벌 촉구하며 국민청원


울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피해 아동의 부모가 어린이집 원장과 원장의 딸이자 해당 보육교사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피해 아동의 부모라고 밝힌 청원자 A씨는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게시판에 '울산 동구에서 발생한 끔찍한 어린이집 학대 사건, 가해 교사는 원장의 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A씨는 "어린이집에서 저희 아이가 담임교사로부터 장기간 학대를 당해왔고, 그 담임교사가 원장의 딸이란 사실을 얼마전에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가 작년에도 다른 교사로부터 학대를 받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현재 관할구청 전수조사 내용에서 작년에도 저희 아이에게 학대사실이 있었다는 내용이 확인됐고 다음 주부터 작년 반 아이들에 대해서도 전수조사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A씨는 "담임교사는 점심시간에 아이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번에 밥을 5~6 숟가락씩 억지로 먹였다"며 "밥을 삼킬 때까지 아이의 양쪽 허벅지와 양쪽 발목을 밟은데다 책상 모서리에 아이 머리를 박고 손가락을 입에 집어 넣어 토하게 했으며 목을 조르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입에 있는 음식을 삼키지 않으면 화장실도 못 가게 하고,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교실로 못 들어오게 해 오후 수업에도 아이를 배제시켰으며, 종종 아이를 복도에 데리고 나가면 '퍽퍽'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는 등 여러 학대 정황을 나열했다. 아이는 두려움과 고통에 종종 바지에 오줌을 싸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학대 사실을 안 후 9월 8일부터 10월 5일까지 녹화된 폐쇄회로(CC) TV를 확인한 결과 아이가 하루도 빠짐없이 학대를 당했다고 밝혔다. 보육교사가 아이의 뒷목을 잡아 채 던지고, 아이의 발목을 교차시켜 복사뼈가 서로 맞닿게 한 후 힘을 주어 눌러 밟았으며, 책상에 독대하게 하고는 다른 친구들 몰래 계속 꼬집어 울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A씨는 "너무 잔혹한 장면들이 이어져서 아이 엄마가 실신할 지경에 이르러 영상을 끝까지 보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A씨는 또 사실을 알게 된 어린이집 원장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CCTV를 보여달라는 요청에 만류하며 어린이집 선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해달라고 회유했다는 것이다. A씨는 "직접적인 가해를 가하지 않았더라도, 원장이 관리, 감독을 잘했으면 이런 일이 발생했겠느냐"며 "학대사건을 은폐, 회유하려 한 원장과 원감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처벌을 요청한다"고 했다.

또 "보육교사는 아이들이 부모의 곁을 떠나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선생님이자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 보내는 또 하나의 부모"라며 보육교사의 자격증 취득 및 교사 채용시 더욱 엄격한 조건을 적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동부경찰서는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를 상대로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다. CCTV영상에는 또 다른 아이들도 맞거나, 물건으로 위협을 당하는 등 학대를 받은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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