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서울 아파트값 연간 상승 속도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보다 12배 빠르다는 통계가 공개됐다.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서울의 집값은 635조원(34%) 올랐고 그 중 아파트만 509조(5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연간상승률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0.4%)보다 현 정부(4.7%)가 11.8배나 높다"며 "현 정부 아파트값 오르는 속도가 과거 정부보다 최대 12배나 빠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그러면서 이번 정부 서울 집값 상승률이 11%라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국회 답변에 대해 "집값 문제로 고통받는 서민의 현실이 조금도 드러나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경실련은 KB주택조사 동향과 감정원 주택가격 동향조사 자료 등을 근거로 김현미 장관의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서울 집값은 5억3,000만원에서 7억1,000만원으로 34% 상승했는데,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8년간 상승률인 24%에 비해 1.4배 높았다.
특히 아파트값 상승폭은 과거 정부에 비해 특히 높은 수준이었다. 경실련에 따르면 3가지 통계(감정원 지수, 감정원 중위값, KB중위값) 모두에서 현 정부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14%, 57%, 52%로 과거 정부(3%, 16%, 25%)보다 최소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 전체주택 가격은 임기 초 1,863조원에서 현재 기준 2,498조원으로 635조원이 상승했는데, 이중 509조원이 아파트값 상승액으로 전체의 80%를 넘었다.
경실련은 그러면서 김 장관이나 국토부의 통계를 가짜라고 통박했다. 김현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우리가 찾았을 때 지난 3년간 10% 정도 오른 집은 없었다"면서 "장관 발언 이면에는 가짜 통계가 있고, 이로 인해 22번의 엉뚱한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연간 상승률로 보면 KB 중위가격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부보다 5.6배 높았고, 감정원 중위가격을 기준으로 해도 9.5배, 감정원 지수 기준으로는 11.8배나 더 높은 수준"이라며 "문재인 정부 주택값 상승률만 떼놓고 보면 그 수치가 높지 않게 느껴지지만, 과거 정부 상승률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조작된 통계를 바탕으로 정책 수립을 해왔다며 통계 조작 여부를 국정조사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대통령과 청와대는 통계를 확인 검증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고통 받는 서민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근본적인 정책 대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