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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JTBC 대표. 캐리커처=배계규 화백

수년 동안 가장 신뢰할 만한 국내 언론인으로 꼽혀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주도했고, 자신을 영입한 신생매체를 단숨에 뉴스시장 강자로 성장시켰다. 언론인으로는 흔치 않게 팬덤도 형성했다. 그의 말이라면 일단 믿고 보는 ‘신도’가 적지 않다.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대선 유력 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신뢰의 철옹성’이 흔들리고 있다. 손석희(63) JTBC 대표는 35년 언론계 생활 중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17년 4월 16일 경기 과천시의 한 주차장에서 접촉사고를 낸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건 때문이다. 단순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뺑소니와 폭행, 취업청탁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손 대표에 대한 신뢰에 균열이 가고 있다.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프리랜서 기자 김웅(49)씨는 “접촉사고 기사화를 막기 위해 JTBC ‘뉴스룸’의 코너 ‘앵커 브리핑’ 작가를 제안하면서 이력서 제출을 요구했다”며 “현재 운영 중인 회사에 수억 원을 투자하고 용역을 제공하겠다고 하는 등 강압적으로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휴대폰 메신저 캡처 사진과 녹취를 잇달아 공개하며 손 대표를 몰아세웠다. 손 대표와 JTBC의 적극적인 반박과 해명에도 불구하고, 손 대표의 도덕성에 대한 의문은 좀처럼 꺼질 줄 모르고 있다.

손 대표는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날카롭고 조리 있는 질문 솜씨를 선보여왔다. 묻는 게 익숙했던 손 대표는 곧 답을 해야만 하는 자리로 나아가야 한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손 대표를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손 대표가 자신의 신상과 관련해 속 시원하게 답변할 수 있을까. 그의 신뢰도는 결국 그의 입에 달렸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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