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23일 "대구시장 졸업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며 대권 도전 의지를 공식화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친한동훈(친한)계 인사로 분류되는 박정훈 의원은 "진심은 없고 노욕만 가득하다"고 직격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노마드(유목민) 인생이다. 태어나서 23번째 이사한 게 대구"라며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연말이 뒤숭숭하다"고 썼다. 그러고는 "어차피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으로 '대구혁신 100플러스1'을 압축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심경을 전했다. 종합하면 조만간 시장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홍 시장은 "어차피 선출직은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라고도 했다.
이날 홍 시장의 메시지는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지난 20일에도 "아웃사이더(비주류)로서 한국 사회의 기득권을 깨고 선진국을 만들겠다"며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12·3 불법계엄 사태로 탄핵 심판을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퇴진이 예상되면서 이르면 내년 봄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자, 몸풀기에 나선 셈이다.
친한계는 홍 시장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그간 홍 시장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윤 대통령의 갈등 국면에서 한 대표를 비판하는 데 앞장선 인물 중 하나다. 친한계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홍 시장 발언을 공유하며 "탄핵 찬성파를 징계하라더니 이제는 탄핵 인용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벌써 마음이 들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진심은 없고 노욕만 가득한 이런 분 탓에 우리가 후져 보이는 건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심지어 대구시정에는 마음이 떴다고 스스로 선언하고 있으니 정말 노답"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7일에도 홍 시장을 겨냥해 "살다 살다 이런 병X 같은 논리는 처음"이라고 거친 언사로 비난했다. 홍 시장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의원들을 두고 "당원권 정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탄핵을 지지한 같은 당 출신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선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감싼 모순을 지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