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주인공인 '한글 서예', 국가무형유산 된다..."독창적 조형예술로 확장"

입력
2024.11.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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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신규종목 지정 예고
'보유자' 아닌 '공동체 종목'으로

한글을 전통 필법으로 쓰는 '한글 서예'가 국가무형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26일 한글 서예를 국가무형유산 신규 종목으로 지정 예고했다. 한글 서예는 '한글을 먹과 붓을 사용하여 글로 쓰는 행위와 그에 담긴 전통 지식'으로 규정됐다. 한문 서예와 달리 한글을 표현한다는 점, 특유의 서체와 필법을 계승·발전시켰다는 점, 다양한 예술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정이 확정되면 서예 분야에서 국내 최초의 무형유산이 된다.

한글 서예는 훈민정음이 창제되고 반포된 15세기 이후 종이, 금석(金石), 섬유 등 다양한 매체에 한국인의 삶을 기록했다. 왕실과 민간이 두루 사용했고, 한글 문학작품의 필사본과 편지글 등에 쓰였다. 인쇄용 판각본에 사용한 '판본체', 궁중 상궁들이 사용한 '궁체', 개인화된 '민체' 등 다채로운 서체와 필법으로 발전했다.

문자 넘어 조형 예술로 저변 확대

최근에도 활발하게 전승되는 한글 서예는 독창적 조형예술이기도 하다. 캘리그래피, 미디어 작품, 공연 등 예술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 문화적 다양성에 기여했다. 교육기관,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전승됐고, 온 국민이 향유한다는 점에서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는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됐다.

유산청은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에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무형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유산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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