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글왕” 세종서 어린이 한글대왕 선발대회... '성료'

입력
2024.08.18 14:28
10개 시도 240명 참석...‘관외 참가’ 울산 최다
“한국어 실력 학년과 비례 안 해…” 통합시험
내달 28일 세종서 '골든벨' 등 방식으로 결선

세종시가 주최하는 ‘2024 어린이 한글대왕 선발대회’가 17일 개최됐다. 어린이, 청소년들의 올바른 한국어 사용 확산을 위한 행사로 전국 각지 200여명의 참가자들이 한국어 실력을 겨뤘다.

17일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개최된 대회에는 전국 10개 시도에서 7~13세 어린이들이 참가했다. 지난해 첫 대회는 세종 관내 대회로 치러졌으나 호응이 커지자 올해 전국대회로 확대됐다.

세종시 관계자는 “대회에는 접수 인원(358명)의 3분의 2 수준인 240명만 참여했지만, 어린 수험생의 부모, 동생 등 가족 단위 동행이 많았다”고 말했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시험에선 사지선다형 50문제가 출제됐다. 한 응시생의 부모는 “전반적으로 무난했지만 어려운 고사성어 문제도 있었던 같다”면서도 “자녀 스스로 한국어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시험문제는 초등 교과 과정의 단어들을 중심으로, 한국어능력시험(TOPIK) 1급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출제됐다.

이번 대회를 준비한 김선영 고려대 교수(글로벌비즈니스대 한국학전공)는 “저학년과 고학년부 구분 요구가 있었다”면서도 “작년 채점 결과, 학년과 점수가 비례하지 않아 통합해 치렀다”고 말했다. 작년 대회 공동 우승자는 초등학교 2학년생이다.

올해 대회 응시생 중에서는 4학년이 54명(23%)으로 가장 많았다. 세종에서 가장 많은 158명(66%)이 참석했고, 관외 지역에선 울산에서 가장 많은 21명이 참석했다.

울산 남외초 4학년 딸과 함께 대회장을 찾은 장은주(41)씨는 “유치원에서도 영어 교육이 기본이 되고, 한국어를 잘해도 알아주지 않는 시대에 의미 있는 대회라고 생각해 왔다”며 “더 많은 학생이 참가해 올바른 우리말 사용 문화가 확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선 통과자는 8월 중에 발표되고, 본선은 다음달 28일 열린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세종시장, 한글학회장상 등이 수여된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외국에선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줄을 서야 하고, 영어권에서 학습하는 외국어 중 4위에 이를 정도로 ‘세계 속의 한국어’가 돼가고 있다”며 “우리 어린이들이 한국어를 올바르게 사용하고 한글과 한국어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글문화수도를 표방한 세종시는 한글문화단지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글·사진 정민승 기자